[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가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으로 시작해 GOS 논란으로 끝났다. 업계 우려와 달리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이 진통 없이 통과했지만, 주총장은 GOS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삼성전자는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경영진과 주주 1천600여 명, 기관투자자 등이 참석한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상정했다.
이번 주총의 주인공은 역시나 'GOS'였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발열이나 과도한 전력 소모 등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상태를 최적화하는 기능을 말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에 해당 기능을 의무적으로 탑재함에 따라 사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능이 낮춰졌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용자들이 GOS 활성화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의안 상정에 앞서 주주들의 질의 시간에 가장 먼저 등장한 이슈도 'GOS'였다. 한 주주는 "갤럭시S22 시리즈 성능을 제한해놓고 최대 성능이라고 과대광고를 해서 논란이다"며 "해당 논란에 대해 회사는 어떤 생각이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GOS와 관련해 주주,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단상 앞으로 나와 주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GOS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한 부회장은 "게임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적정 한도까지 CPU, GPU 성능을 제한하는 대신 일관성 있는 성능을 지속 제공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고객 목소리가 많아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GOS가 지속 거론됐다. 경계현 DS부문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등 4명의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는데, 노태문 사장은 GOS 논란에 따른 '책임론'으로 곤욕을 치렀다.
한 주주는 "노태문 사장은 삼성 팬들에게 GOS에 대한 합리적인 납득을 주지 못했다"며 "GOS 이전에도 불안한 행보를 보였고, 주주들이 현명한 표결을 진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원가 절감을 통한 영업이익 향상도 중요하나, 브랜드 가치 등 여러 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결국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을 넘는 행위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노태문 사장을 지지하는 발언도 있었다. 한 주주는 "최근 노태문 사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득과 실이 있다"며 "호실적을 낸 만큼 이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GOS 논란 속 노태문 사장의 선임안은 97.96%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GOS 논란으로 인해 찬성률이 다소 낮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98%에 달하는 찬성을 얻은 것이다.
경계현 사장은 86.34%, 박학규 사장은 86.11%, 이정배 사장은 98.04%의 찬성을 받으며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종희 사장은 "노태문 사장은 디지털 리더십을 갖춘 모바일 사업 전문가로 갤럭시S와 폴더블폰, 웨어러블, PC 개발과 성공을 이끌며 2014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 낸 경영자"라며 "모바일 시장에서 폴더블폰과 5G, AI 등을 융합해 새로운 성장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MX사업부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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