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여전히 해외 브랜드의 '짝퉁'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주요 이커머스 업체(쿠팡·티몬·11번가·G마켓·옥션·인터파크) 등에서 미국의 패션브랜드 '슈프림(Supreme)'을 검색한 결과, 각 업체 별로 최대 수만 건의 제품이 검색됐다.
이들 업체들은 오픈마켓 방식을 통해 해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의류와 가방은 최저 1~2만원 선에 구입이 가능했다. 실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슈프림 제품은 저가 셔츠·백팩의 경우에도 최소 20~30만원을 넘어선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커머스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을 뿐더러, 판매를 금지할 수도 없다"며 "해당 제품들은 미국 정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짝퉁'이라 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슈프림은 영국,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6개국에만 상표권을 등록하고 공식 매장을 운영한다. 이 때문에 국내에는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았고,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도 않아 특허청 단속 대상이 아니다.
이커머스들은 이 같은 점을 들어 자사에서 판매 중인 제품이 '짝퉁'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은 다르다. 슈프림이라는 제품을 처음 접할 경우 이커머스 판매 상품을 정품으로 인식해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 계열사인 롯데온·SSG·H몰에서도 슈프림 가짜 상품을 판매 중이어서 소비자들은 혼동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이커머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A씨(33)는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 제품을 산다는 것은 그 회사를 믿고 구입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제품이 정품인지, 각각의 판매자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소비자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실제 네이버의 지식인 등에는 이커머스에서 구입한 슈프림 제품이 '정품이 맞는냐'는 질의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이들 제품 대부분은 정품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이 '짝퉁'임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구입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들이 이처럼 짝퉁 제품에 대해 판매를 중단하지 않는 이유는 수수료 챙기기도 있지만, 법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도덕적 책임에서까지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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