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유안타증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상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올해는 기준금리 상승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수익구조 다변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금융(IB) 부문을 핵심 수익원으로 삼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62.1% 증가한 3천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3천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소송 충당금 반영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43.4% 늘어난 1천506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동양생명보험 주식매각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1천318억원 수준의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받았다. 이는 지난 2020년 연결기준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의 95%에 달하는 규모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당금 설정에도 2년 연속 당기순이익 성장세를 보였으며, 역대 최고 수준인 1.0%(잠정실적 기준)의 총자산이익률(ROA)을 기록했다.
또한 유안타증권은 올해 수익창출력 제고와 우수한 자본적정성 등에 따라 신용등급도 상향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유안타증권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신용등급 상향 요인은 ▲자기자본 확충과 사업기반 확대에 따른 수익창출력 제고 ▲우발부채와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 관리 기조 ▲이익누적에 따른 우수한 자본적정성 유지 등이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14년 대만계 유안타그룹 편입 이후 계열 리스크 감소와 꾸준한 부실자산 정리, 자기자본 확대 등으로 사업 기반이 개선됐다"며 "이익창출 전망과 위험관리 강화 기조 등을 종합할 때 회사의 자본적정성은 중기적으로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핵심 계획은 상대적으로 시장지위가 낮은 IB 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탓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IB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과 인력충원을 단행했고, 대표적으로 삼성증권에서 김병철 상무를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금융본부 내 기업금융팀과 ECM(주식발행시장) 1·2·3팀 체제를 갖춰 운영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분야의 역량 강화도 내부 관심사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차량용 카메라 모듈 관련 자동화 장비 전문기업 퓨런티어의 상장을 맡으면서 첫 기업공개(IPO)를 실행했다. 전통 IB영역인 IPO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했지만 내부에선 퓨런티어를 시작으로 외연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범중화권 투자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확대를 꾀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등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향상된 기업금융본부의 네트워크를 통해 딜 소싱 경쟁력을 키워서 중대형 IPO 딜을 추가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들 간 IB 부문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유의미한 시장지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선지 수석연구원은 "유안타증권은 중소형 기업에 대한 딜뿐만 아니라 대만계 유안타그룹에 소속돼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에 대한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올해는 위탁매매 부문이 쉽지 않아, 모든 증권사가 IB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기자본이 탄탄한 초대형사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 확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으나 유안타증권은 오히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기조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정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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