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결정하면서 세계 경제에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급변하는 동유럽 정세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달러가격이 상승하면서 환율이 오르고,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로 유가도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요동치는 환율에 대응해 우리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금리상승마저 겹치며 한국 경제는 '3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원달러 환율 개장하자마자 3.4원 급등…"유가·금리도 연쇄 상승 전망"
22일 오전 10시 4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10원(0.26%) 오른 1천19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하자마자 3.4원 오른 1천195.5원으로 급등한 채 거래를 출발하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 상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본격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러시아군을 파견하고,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의 교전이 격화되고,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변에 군사를 배치해 전쟁 위기가 고조돼왔다.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파병을 결정하면서 사실상 전쟁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쟁이 벌어지게 되면 금,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 기축통화국이 아니거나 개발도상국의 경우 화폐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는 결국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다만 환율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전쟁이 발발하면) 환율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집중이 강화되고, 달러화가 아닌 개도국 통화, 특히 동남아 루블화 등은 일부 약세를 보이리라 관측된다"면서 "다만 환율쪽 변화는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서는 초창기에는 상승할 수 있어도 양국간 금리수준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급격하게 변동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필연적으로 금리 상승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달러의 가치가 원화의 가치보다 높기 때문에 환차손이 발생해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 외국 자본유출을 막으려면 원화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기준금리를 올리면 원화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시키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고 시장금리도 반응해 상승할 여지가 생긴다.
실제 지난해 8월부터 한국은행은 연속으로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0.5%였던 기준금리를 1.2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미국 연방제도준비이사회(Fed)의 긴축정책에 따라 달러 가치가 높아진데 대응한 것이다.
만일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장기국채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전성인 교수는 "단기금리는 한은의 힘에 눌려 정책금리와 괴리를 벌이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국채의 경우 외국인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국채를 팔면서 한국을 떠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연기금을 활용해 국채가격을 안정시킬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쟁 발발로 인해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주변 흑해에 유전이 많이 있는데, 전쟁이 벌어지면 해당 유전에서 나오는 원유를 공급하는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쟁 발발시 공급난이 벌어지면서 현물·선물시장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장기계약으로 도입하는 물량은 가격이 고정된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급격하게 유가가 오르기보단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인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3만6천982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5.15% 가까이 하락했다.
/김태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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