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가능성에 반도체 업계도 이 사태가 가져올 파급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재료인 네온, 팔라듐의 수급이 어려워지면 반도체 생산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15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네온 가운데 우크라이나산의 비중은 23%로 중국에 이어 2위다.
네온은 반도체를 만드는 레이저의 핵심 소재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당시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한국의 러시아 팔라듐 수입 비중은 3.4%에 그치지만 수급난으로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팔라듐은 센서와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데에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공급선 다변화 등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은 반도체 기업들에 반도체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라고 경고한 상황이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맞서 반도체 소재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반도체 조사회사 텍셋에 따르면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에 사용하는 네온은 90% 이상이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되고 있고 팔라듐은 35%가 러시아에서 공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역 제재에 나설 수도 있다. 중국의 화웨이 사태때처럼 국내 기업이 생산한 반도체라도 미국 기술이 활용됐다면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미국 정부의 러시아의 대한 반도체 제재는 국내 업체에 미치는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판매 비중이 1%도 안 될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반도체가 탑재되는 완제품도 수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도체 제재를 하더라도 큰 피해는 우려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반도체가 들어가는 완제품까지 수출 제재 대상이 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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