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S그룹 초대 회장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11일 별세했다. 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과 소통해온 구 회장은 '부드러운 리더'로 평가받는다.
LS그룹은 구 전 회장이 이날 오전 8시경 지병으로 타계했다고 밝혔다. 1946년생인 고인은 LS그룹을 창업한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고 최무 여사의 장남이다.
고인은 L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한 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LS그룹 초대 회장으로 9년 동안 그룹 성장을 주도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 해외진출,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LS그룹을 재계 13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던 고인은 생전 '고객을 가족같이'라는 경영 철학을 강조해왔다. 한때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임직원은 물론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도 했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고객을 가족처럼'이라는 문구를 내세운 점에서도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2005년 LS그룹 CI 선포식에서도 줄곧 '고객'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당시 "'고객과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임직원들의 꿈이 이뤄지는 기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의 가족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고인은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바로 가족"이라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사람, 구자홍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소개했다.
고인은 부친 구태회 회장과 모친 최무 씨를 90세가 넘도록 모시고 살기도 했다. 최무 씨는 지난 2012년 5월, 구태회 회장은 2016년 5월 별세했다.
구 회장은 재벌 오너 일가 중 이례적으로 미국 유학 시절 만난 지순혜 여사와 연애결혼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애시절부터 현재까지 부부간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존댓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생전 존중과 배려, 신뢰를 주요 가치로 삼기도 했다. 타인의 단점보다 장점을 볼 수 있는 '밝은 사람'을 그룹의 인재상으로 꼽는가 하면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불비타인(不比他人)'을 가훈으로 삼았다.
경영권 다툼이 잦은 재계에서 잡음 없는 '사촌 승계'라는 모범 사례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3년 선대가 정한 LS그룹 '사촌형제 공동경영' 원칙에 따라 사촌동생인 구자열 전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구 회장은 경영권을 넘겨주며 "LS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더 역동적이고 능력 있는 경영인이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할 때"라며 "구자열 회장이 적임자라고 확신한다. 차기 회장과 LS의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는 모범적 협력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신임 회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LS그룹은 "구 회장은 LS그룹을 재계 13위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아름다운 사촌경영' 전통을 세웠다"며 "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임직원 화합과 건강한 기업문화 정착에도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 회장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20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12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 광주공원묘원이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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