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서면서 오미크론 발 코로나 자가검사키트 대란이 발생했다. 정부는 물량이 충분하다고 설명 하지만, 현장에서는 자가검사키트 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10일 일부 이커머스에서는 자가검사키트 주문 후 배송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티몬에서는 SD바이오센서 상품을 지난 1월말 주문하고 2주가 지난 현재까지 배송 받지 못한 소비자 수천 여 명이 항의 글을 올리고 있다.
한 자가검사키트 판매 상품 문의 글에는 4천개의 항의성 글이 올랐다. 소비자들은 "2월 7일 발송한다더니, 왜 또 14일부터 순차 발송으로 바뀌었느냐", "판매는 계속하는데, 받을 수 있긴 한 것이냐"는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상품 판매자는 설 이전 주문 고객의 경우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순차 발송한다고 안내했었지만, 현재까지도 물품 발송을 미루고 있고 배송 지연 사유도 안내하지 않고 있다. 티몬 역시 이 상품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는 않다.
같은 날 지마켓에서는 기존 3천500원에 판매되던 SD바이오센서 1개 제품이 1만 5천원에 판매 중이다. 여기에 배송비 3천원을 더하면 개당 제품 가격은 1만 8천원에 이른다. 일부 판매자는 제품은 개당 1만원, 배송비는 5천원까지 늘려 받는 수법으로 가격을 교묘히 올리기도 했다.
네이버에서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오픈마켓에서는 이날 제품을 주문하면 한 달이 지난 3월 3~4주차에 출고 된다는 안내가 올랐다. 해당 판매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물건 공급에 시간이 걸린다"며 "기다려 달라"고 안내 했다.
편의점과 약국 사정도 비슷하다. 시중 약국에는 보통 하루 10~20개 정도의 자가검사키트가 입고되지만, 오전이면 모든 물량이 소진돼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헛걸음을 하고 있다.
경기 수원의 한 약사는 "지난해 초 발생한 마스크 대란을 보는 것 같다"며 "물건을 팔고 싶어도 제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약국에서는 자가검사키트 2개 세트를 2만원에 판매 중이다.
정부는 국내 자가검사키트 생산량이 하루 최대 750만개로 수급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품을 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국내에는 5곳의 기업이 자가검사키트를 연간 2억개 생산 중이다. 하지만 포장 등의 단계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면서 물류 출고가 늦어져 유통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제약 업계의 설명이다. 또 지난해 마스크 대란 처럼 자가검사키트를 사재기 하는 일부 유통상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커머스 등에서 자가검사키트의 가격을 무분별하게 인상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온라인에서의 자가검사키트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대신 약국과 편의점에 물량을 공급해 사재기를 막고 제품가를 안정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민은 "자가검사키트 가격을 잡으면 될 것을 온라인 판매 자체를 막아버리면 확진이 의심되는 1인 가구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싶어하는 60세 미만자에게 자가검사키트를 무상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물량 확보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전망해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김태헌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