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배씨는 오랜 인연…A씨는 한 번 만난 게 전부"
법인카드 유용 의혹엔 "최선 다해 수사 협조…응분의 책임 질 것"
제보자 A씨 "金, 중요한 질문 피해"…국민의힘 "가짜 사과 쇼"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9일 자신을 둘러싼 '불법 의전'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특히 제보자인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혹을 제보한 A씨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으며 국민의힘은 '위장 사과'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언론은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도청 총무과에 있던 배씨가 당시 비서실 직원이던 A씨에게 김씨의 약 대리 처방과 음식 배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후 또 다른 언론이 김씨 측이 식재료·제사 음식 구매 등에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연이어 보도하면서 김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제가 져야 할 책임을 마땅히 지겠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히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지겠다. 모두 제 불찰이고 제 부족함의 결과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과 질의응답을 통해 배씨, A씨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우선 '불법 의전'을 지시한 배씨에 대해서는 "성남시장 선거 때부터 만났던 사이"라며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고 때때로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해서는 "제가 도에 처음 왔을 때 배씨가 인사시켜줘서 첫날 마주친 게 다다. 그 후에는 소통하거나 마주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김씨의 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제보자 A씨와 (김씨의) 직접 접촉은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제가 A씨와 배씨의 관계를 몰랐다고 해서 (의혹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며 "A씨는 (의혹에 대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도 "(김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A씨에 본인 입으로 사과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지금 수사와 (경기도청의)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청은 지난 4일 김씨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김씨의 사과에 대해 '불법 의전' 의혹의 피해자이자 제보자인 A씨는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A씨는 김씨의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이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정작 중요한 질문, 꼭 답해야 하는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법인카드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에 대해 기자를 대신해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장순칠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 배우자 김씨가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예고하더니 '위장 사과'를 했다"며 "가만있느니만 못한 '가짜 사과 쇼'였다. 형식과 내용 면에서 결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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