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매파적 기조가 확인되면서 국내 증시의 공포가 극대화됐다. 이번 주도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를 감안한 관망심리가 나타나면서 수급 공백 우려도 동반됐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13개월만에 2700선이 붕괴되며 2660선까지 밀려났다.
다만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연휴에 따른 휴장으로 추가적 하방압력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코스피 영업이익의 하향세가 관찰되고 있지 않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에 따른 과대 낙폭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지나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2550~2700선 사이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코스피의 낙폭이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2580~2690선으로 제시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휴 이후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하방압력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연간 4회 인상됐고,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됐던 2018년과 비교해보면 코스피의 영업이익 감익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8년 2월 코스피는 6% 하락 마감했고, 당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8%포인트 하향 조정됐다"며 "마찬가지로 2018년 10월도 2019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2%포인트 하향 조정되는 구간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구간은 코스피의 영업이익 하향세가 관찰되고 있지 않다"며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253조원에서 256조원으로 4%포인트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월초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들을 미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550~2700선으로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누그러지기 위해서는 경제지표 둔화, 물가상승세 둔화, 금융시장 불안의 실물경제 전이 등이 필요하다"며 "설 연휴 기간에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발표되는데, 해당 지표는 올해 3월을 고점으로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준선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컨센서스 수준으로 지표가 발표될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1월 물가상승률은 2월 둘째 주에 발표될 예정이어서 다소 시간이 남아있으며, 컨센서스는 7%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전망 중"이라고 설명했다.
설 연휴 기간에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가 컨센서스에 준해 양호하게 발표되는 것은 오히려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짚었다.
또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도 변수로 남아있다.
김 연구원은 "26일(현지시각) 미국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를 일축함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됐다"며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금부터 2월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어 우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관측도 있다"며 "26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과 '노르망디 형식'의 4자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휴전 유지 약속을 재확인하며 2주 뒤 2차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통화 긴축에 따른 할인율 상승과 유럽 지정학 리스크로 증시가 조정 국면에 있다"며 "시장금리 상승 진정과 유럽 지정학 리스크 완화가 코스피 반등에 필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펀더멘털 대비 주가 하락 폭이 지나치게 과했던 종목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설 연휴를 앞둔 관망심리로 당장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생긴 기업들이 있어도 적극적인 매수세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낙폭이 과했던 업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