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이 무산된 데에 대해 유감을 전하며 현대중공업이 유럽연합(EU)에 강력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27일 이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EU 집행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9년 본계약 체결 이후 3년을 끌어 온 두 조선기업의 인수합병(M&A)은 최종 불발된 것이다.
EU는 불허 이유로 두 기업의 결합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형성해 경쟁을 저해한다는 점을 들었다.
2019년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당시 어려운 조선산업 업황 등을 감안,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와 국내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두 조산기업 간 기업결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등 필요한 절차를 추진해 왔다.
정부도 당시 양사간 기업결합이 국내 조선 산업의 규모경제 시현, 과당경쟁 해소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최종 불발되면서 우리 정부와 관계기관은 EU의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회장은 "(합병 무산이)저희로서는 대단히 안타깝고 또 현대중공업이 이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 다각도로 굉장히 노력하고 산업은행도 많이 도와줬다"면서 "결과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까지 고려한다고 밝힌 만큼 EU에 소송 등을 통해 의사를 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강력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현대중공업은 소송의 가능성을 비쳤으나 아직까진 공식적인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산업은행은 추후 상황을 파악해 현대중공업과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린단 방침이다.
더불어 대우조선에 대한 국책은행의 지원이 지속될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우조선 등을 비롯해 국책은행의 지원에 기대어 연명하려는 시도가 잦아질 것이며 이는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쟁력까지 갈아먹을 우려가 있단 지적이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중심의 국책은행 관리는 대우조선의 근원적 경쟁력 대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우리 조선업 제도의 기회도 더욱 요원해질 것임을 자명한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EU기업 결합이 불허된 상태에서 조선업 재편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대우조선 정상화를 계속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채권단 의존도를 낮추고 매각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 컨설팅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