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5G 주파수 추가 할당 목적으로 '국민편익'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전체가 아닌 자사 가입자만을 위한 혜택에 지나지 않다고 반박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5G 주파수 20㎒ 폭 추가 할당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이번 경매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됐으면 좋겠다"며 "(할당에 대한) 추가 조건 등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논란의 대상이 된 대역은 3.4~3.42㎓ 대역 5G 주파수 20㎒ 폭으로 지난 2018년 실시한 첫 5G 주파수 경매에서 혼간섭 우려로 제외됐었다. 그러다 2019년 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LG유플러스가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할당을 요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연구반 논의를 거쳐 할당을 결정했는데, LG유플러스에만 주는 것이 아닌 경매를 통해 통신3사 모두에 기회를 주기로 했다.
최저경쟁가격은 1천355억원에 가치 상승요인을 추가해 책정할 예정이다. 할당 조건으로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15만국 무선국 구축을 제시했다.
◆ LGU+, 이미 인당 5G 주파수 가장 넉넉…품질 먼저 신경써야
SK텔레콤은 이번 주파수 추가 할당의 이유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확보한 80㎒ 폭 만으로도 경쟁사보다 인당 5G 주파수 대역폭이 넓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00㎒ 폭을 가진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지난해 10월 기준 각각 913만, 592만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1인당 5G 주파수 대역폭은 약 11㎐, 약 16.9㎐다. 이에 반해 429만 가입자를 가진 LG유플러스는 80㎒ 폭을 갖고 있어도 1인당 5G 주파수 대역폭이 약 18.6㎐로 더 넓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인당 5G 주파수가 가장 적은 악조건 속에서도 과기정통부의 품질평가 속도 부문에서 매번 1등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환경을 탓해 주파수 양을 늘리기 보다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품질 제고 노력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말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전송속도(다운로드) 결과는 SK텔레콤 929.92Mbps, KT 765.5Mbps, LG유플러스 712.01Mbps다.
LG유플러스가 이번 주파수 할당이 필요한 이유로 '국민 편익'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미 앞선 경매에서 LG유플러스가 스스로 80㎒ 폭을 선택했고, 4년여 만에 추가로 20㎒ 폭 할당을 요구하는 것은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추가 주파수 할당과 관계 없이 국민 편익보다 현재의 고객을 위해 품질 제고 노력을 보여주는 게 먼저"라며 "LG유플러스가 추가 할당 이유로 제시하는 '국민편익'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주파수 공급으로 LG유플러스는 추가 투자 없이 곧바로 주파수를 사용, 성능이 향상돼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겠지만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 한 다른 사업자들은 일정 기간 동안 차별을 받는 게 왜 국민 편익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 경쟁수요 없는 경매 '그림의 떡'
SK텔레콤은 경매로 이번 20㎒폭을 가져가더라도 당장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사용 중인 주파수와 떨어져 있어 이 대역을 사용하려면 주파수를 묶는 집성기술(CA)를 이용해야 한다. CA를 지원하는 기지국 장비와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이용중인 주파수와 인접해 있어 추가 투자 없이 즉시 서비스 할 수 있다. 현재의 5G 기지국 장비는 100㎒ 폭 단위로 지원된다. 80㎒ 폭을 확보한 LG유플러스가 이번에 주파수를 가져가게 되면 단순한 장비 소프트웨어(SW) 조정만으로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의 5G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지난 19일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비공개로 개최한 '5G 산업 활성화와 국민편익 증진을 위한 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 정책 간담회'에서 "CA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지국 장비를 개발하고 망을 구축하는데 약 3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SK텔레콤과 KT는 3년 이후에나 이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CA를 지원하는 스마트폰도 이르면 올해 말에나 가능한 상황"이라며 "SK텔레콤, KT의 약 1천500만 고객은 스마트폰을 교체하지 않는 이상 CA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출시 예정인 갤럭시S22 모델의 경우 CA를 지원하지만 삼성전자가 관련 SW를 개발해줘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발 기간은 약 9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실장은 "품질평가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왔는데 시장에서 후순위에 있던 사업자가 어느 날 갑자기 특별한 노력 없이 순위를 역전해 버린다면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번 경매로 주파수를 받는 사업자는 추가투자 없이 그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고, 정작 주파수를 받지 못하는 사업자는 대응투자를 열심히 해서 그 차이를 따라 잡아야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 할당하더라도…지역·시기 제한 걸어야
SK텔레콤은 이러한 이유를 근거로 '구조적으로 LG유플러스에 유리한 경매'라고 주장했다. 공정경쟁을 위해서는 지역별 사용시기 제한 등 추가적 할당 조건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제한 방안으로는 통신3사가 공동으로 구축하는 농어촌 5G 공동망에 우선 적용하고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는 사용시기를 미룰 것을 제시했다.
이 실장은 "이번 주파수는 당초 정부에서 말했어도 사업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그것도 단독으로 공급되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그 용도는 특정 사업자만 위하는 것이 아니라 3사간 차이 보정이 시급하게 필요한 부분, 5G 공동망 구축지역에서의 사용이 우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기타 지역에는 3사간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분명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며 "이 부분은 2013년 KT의 사례는 물론 그 이후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부와 3사간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혜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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