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했다.[영상= 박정민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숙고를 마치고 닷새 만에 공식 행보에 나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7일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저와 정의당이 국민들께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으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 기자회견을 연 심 후보는 "선거운동 일정을 중단한 것은 단지 지지율 때문은 아니었다. 밀려드는 일정을 잠시 중단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또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는지 침묵 속에서 깊이 성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후보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TV토론을 추진하는 데 대해 "다양성과 다원주의를 말살하는 민주주의 폭거"라고 했다. 이어 "토론이 만약에 양자양당의 합의대로 진행된다면 선거운동 담합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기자들 간의 일문일답.
Q. 선거제도 개혁과정에서 '뼈아픈 오판'이 있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한 입장을 말씀하시는 건지, 또한 진보정당에서 금기시해온 토론을 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 있을지.
A. 진보에도 기득권이 있다. 예를 들어서 정년 연장 문제를 비롯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들,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에 연대해야 할,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요인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그런 부분들 공론화할 것이다.
또 지금 연금 개혁 얘기가 되고 있는데 연금 개혁 부분과 관련해서 가장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있는 게 저다. 그래서 이 문제도 해당 주체들과 함께 본격적인 논의를 해가겠다는 말씀 드린다. 또 여러 가지 준비하는 게 있지만 그건 또 다른 기회에 말씀을 드리겠다.
그리고 조국 장관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다. 어쨌든 선거제도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진보의 큰 원칙과 가치만 흔들리는 결과가 됨으로써 진보정치를 성원하고 또 진보정치가 성장하기를 바랐던 많은 분들이 실망을 하셨는데.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서 이분들의 마음이, 아직 그 믿음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선거 과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
Q. 진보정당들 간 대선 단일화 논의가 무산되며 진보 세력 결집시킬 대책 강구한 게 있는지, 정의당 어떤 역할할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 기존과 어떻게 다를지.
A. 앞으로 선거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내일 선대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말씀 드리면서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다. 순차적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앞선 기자회견 과정에서 국민들께 말씀드린 것처럼 더 분명하게, 더 절실하게, 더 솔직하게 그리고 겸손하고 당당하게 이런 기조로 선거운동을 진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있는 기간에 당도 치열하게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그런 결과들을 종합해서 앞으로의 선거운동으로 구체화하겠다.
다만 조심스러운 것은 하루아침에 큰 변화가 당장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말만 앞세우고 또 뒤따르지 못하면 우리 국민들께도 실망을 드릴 수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진보 단일화는 당 주도로 그동안에 추진돼 왔고 또 일단락이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 불평등과 기후위기 그리고 차별에 맞서 온 그런 진보 시민세력 간의 선거 연대를 가능한 한 최선의 방법을 도모해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고, 노력하겠다.
Q. 다음 세대를 위한 마지막 소임을 하겠다 하셨다. 무엇을 내려놓을 생각이신지, 총선 불출마도 생각 중인지.
A. 그런 미래에 대한 어떤 약속을 드릴 계획은 없다. 그것은 또 다른 책임과 판단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대통령 후보 출마를 이번에 하게 된, 저의 사명을 말씀드릴 수 있을 뿐이다.
Q. 국민에게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했다. 지난 대선과 비교해서 구체적으로 목표하는 득표율이 있는지.
A. 득표율 전략에 대해서 또는 득표율 목표에 대해서 당장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저는 성찰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리며, 또 어디까지 우리 국민들께서 공감해 주시느냐에 따라 득표율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Q. 어제 MBC 보도 중 윤석열 배우자 김건희씨의 미투 관련 발언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A. 그 얘기는 오늘 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Q. 선대위 쇄신 관련 외부인사 영입 계획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지.
A. 선대위 구성이라기보다는 선거를 앞으로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의 공식 선대위는 해산했다. 집행 중심으로 슬림하게 구성해서 갈 것이다. 그리고 이번 선대위 구성에서 외부 인사 영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외부 인사들의 결합이나 합류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
Q. 숙고기간에 당 결집이 안 됐다는 진단이 있었다. 이에 대한 후보 생각이 궁금하다. 그리고 광주 참사 참배, 배은심 여사 조문 등 다시 시작한 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A. 후보도 많이 부족하고 당도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런 계기를 통해서 당도 변화되고, 후보는 더 변화되는 노력을 지금 치열하게 하고 있다. 어제 광주에 간 것은 선거 일정을 중단 전날에 광주 참사가 또 일어나버리기도 했고, 국토위원으로서 현대산업개발 대표를 불러서 책임을 묻기도 했는데도 작년에 9명씩이나 죽인 책임자를 구속도 못시키는 그런 현실이 이번 참사를 불러왔다고 생각했기에 내내 마음이 무겁고 또 마음이 쓰여서 내려갔다 왔다. 배은심 어머님도 조문은 했지만. 또 발인에는 참여하지 못했기에 가서 제가 성찰하고 있는 그런 마음들을 어머님께도 말씀을 드렸다.
Q. 양당 후보의 TV토론 합의와 관련해서 후보의 입장이 궁금하다.
A. 학교에서 키 작다고 시험장에서 내쫓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성과 다원주의를 말살하는 폭거라고 생각한다. 두 후보가 공정을 말하고 있지만, 이런 TV토론이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공정을 말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원래 토론은 방송사에서 주최를 해야 하는 것이지 시험 보는 사람들이 서로 담합해서 출제하는 거 아니다. 이번 토론이 만약에 양자, 양당의 합의대로만 진행된다면 선거운동 담합이라고 생각한다.
Q. 무엇이 지금 정의당의 난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지. 앞으로 남은 50일 어느 분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인지.
A. 일단 그동안 국민들이 많이 성원해 준 진보정당이었음에도, 지금은 국민들이 실망이 매우 크다. 또 심상정이라는 대선 후보의 모습을 봐도, "지금 이렇게 불평등이 심화되고 시민의 삶이 어려운데, 과연 진보 정치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하고 있나. 그만큼 절실한가"라는 점에서 공감이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진보 정치가 그동안 천명해 온 가치와 원칙들에 대해 더 절실하고 더 분명하고 또 더 겸손하게 임할 생각이다. 이번 대선에서 사라진 의제와 사람들이 곧 시대정신이라고 본다. 이번 대선에서 살려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숙고해야 할 그런 시대 정신이다. 노동이 그렇고, 여성이 그렇고, 기후 위기가 그렇다. 이게 불평등과 차별과 기후위기. 3대 시대적 과제와 관련된 주체들이 공격당하거나 외면되는 현실이다.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키워내는 것이 소명이라고 본다.
Q. 경제에 있어 능력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번 대선은 경제에 대한 화두가 부족하다는 평가 많다. 앞으로 방향은 있는지.
A. 그간 국회에서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만 활동했다. 경제 전문가가 또 내 별칭이다. 경제를 성장으로만 등치한다면, '심상정한테 경제는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를 국민의 삶이라는 관점에서 보고 있다면, 경제에 대해 아마 (심상정은) 가장 뚜렷하게 말해 온 사람이라고 말씀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 경제의 동력과 관련해서는 지난주에 '그린노믹스'로 저희가 오랫동안 숙고한 경제 정책을 발표를 했고, 어느 후보에 비한다 해도 시대정신과 현실 가능성을 담은 경제 정책이라고 자신한다. 경제정책과 관련된 토론이나 설명의 기회를 앞으로도 많이 가질 것이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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