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증시 상장을 앞두고 관련 수혜가 기대되는 2차전지 기업 찾기가 한창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2차전지 소재·장비 업체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2차전지 기업들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수급 불안과 그간 주가 상승에 따른 고평가 우려로 주가 하락세를 이어왔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의 전날 종가는 43만5천100원으로 이달 들어 9.35% 하락했다. 엘앤에프도 같은 기간 6.09% 떨어졌다. 양극재와 음극재 모두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10.8%,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업체 천보도 7.12% 내린 상태다. 해당 종목들은 지난해 연고점 대비 많게는 30%에서 적게는 16%까지 조정을 받은 상태다.
최근 주가 조정의 원인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불안이 지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12조8천억원으로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만 70조2천억원으로 상장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코스피 시총 3위에 등극하게 된다.
이에 상장 전후로 상장지수펀드(ETF)와 패시브 펀드 등의 편입 수요에 따른 자금 유출이 예상된다. 시장과 관련 종목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설명이다.
SK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KODEX 2차전지산업 ETF'가 1조3천억원, 'TIGER 2차전지테마 ETF'가 1조3천억원, 'TIGER KRX2차전지K-뉴딜 ETF'가 5천370억원 등 약 3조원 가량의 자금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신규 편입될 예상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미국 투자 본격화에 나서면 2차전지 소재·장비 업체들이 수혜를 입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이후 적정 기업가치를 찾아간다면 소재·장비 업종의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재업체의 경우 추정치의 추가 상향 가능성도 존재하며, 주가조정이 컸던 종목들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신주모집 공모자금 10조2천억원(공모가 상단기준) 가운데 많은 부분이 배터리 공장과 장비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향 장비 업체들은 올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 증설에 맞춰 장비 수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2차전지 전극공정 중 믹싱시스템 전문업체인 티에스아이는 국내 3대 믹싱업체 가운데 하나다. 그 중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내 점유율은 약 40% 정도로 추정된다. 티에스아이의 실적 기준 최대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비중은 48.4%, 수주잔고 비중은 62.2%이다.
2차전지 전극공정 업체인 씨아이에스도 LG에너지솔루션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 장비 투자액 가운데 전극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현재 일본 장비 업체의 물량을 일부 대체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내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점유율 변동에 따라 실적 추정치가 크게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생산능력(CAPA·캐파)이 155GWh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4년간 최소 245GWh 규모의 CAPA 증설이 계획돼 있다"며 "이에 티에스아이는 향후 4년간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보수적으로 추정할 때 2천300억원 규모의 장비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씨아이에스도 LG에너지솔루션 내 점유율을 20~30%로 가정하면 기대 수주액은 7천800억원~1조2천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오는 2023년까지 생산 CAPA(부지와 인력)를 약 75%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정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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