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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 기업하기 어렵다"…주 52시간제·중대재해처벌법에 '부담'


기업 10곳 중 6곳 "노동규제 급 강화로 경영활동 힘들어"…新정부 규제 개선해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한국의 노동법제로 인해 경영 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획일적으로 시행되면서 현장에서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한국의 노동법제로 인해 경영 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한국의 노동법제로 인해 경영 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인사·노무 실무자를 대상으로 조사(105개사 응답)한 결과 한국의 노동법제가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응답이 60.0%에 달했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0.9%, 별로 부담이 없다는 응답은 19.1%에 그쳤다.

최근 몇 년간 추진된 노동정책 중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제도는 '주 52시간제(52.4%)'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최저임금 인상' 44.8%, '중대재해처벌법'이 41.9%로 뒤를 이었다.

주 52시간제는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부터 먼저 시행됐으며, 2021년 7월 1일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시행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주 52시간제가 규모별, 산업별 구분 없이 획일적으로 시행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충격이 컸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거나 독일처럼 근로시간을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근로시간계좌제, 고소득자에 한해 근로시간 규제 적용을 제외하는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등의 도입을 통해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프=전경련]
[그래프=전경련]

또 전경련은 2018~2019년 최저임금이 29.1%나 상승한 것을 지적하며 단기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대기업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부 업종에서 임금 단체협상 시 최저임금 인상률이 임금인상 기준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 부문 현안은 '최저임금 인상(38.1%)'이었다. 두 번째로는 '정년연장 논의(35.2%)', 세 번째로 '근로시간면제 심의 결과(31.4%)'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싼 매년 반복되는 노사갈등은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올해는 계속고용제 등 정년연장에 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재설정하기 위한 심의가 9년 만에 열리면서 새로운 노동 현안 이슈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프=전경련]
[그래프=전경련]

새 정부가 가장 개선해야 할 노동 과제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28.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근로시간 규제완화'가 23.8%, '최저임금제 개선'이 21.9%, '기간제·파견법 규제 완화'가 11.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정 당시부터 모호한 법률 규정과 과도한 처벌 수준으로 논란이 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마련되고 해설서가 배포됐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법률의 모호성을 해소하고 과도한 처벌 수준을 완화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현안 외에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외부변수로는 '코로나19'가 71.4%로 조사됐다. 'ESG 확산'이 35.2%, '탄소중립'이 33.3%, '공급망 불안정'이 32.4%로 그 뒤를 이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해 코로나 사태 3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래프=전경련]
[그래프=전경련]

기업들이 올해 인사·노무 중점방향으로 가장 높게 꼽은 것은 '유연근무제 확산(46.7%)'이었다. '노사관계 안정화'가 42.9%, '신규인재 확보'가 32.4%로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등 근로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는데, 기존의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노동법제로는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것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전반적으로 낡은 노동법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응답 기업의 21.0%는 작년 노사관계를 불안하다고 평가했으며 내년 노사관계도 21.9%가 불안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몇 년간 노동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강화되는 노동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노사관계 안정화에 힘쓰면서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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