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에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앞세워 OLED 시장 공략 재도전에 나선다. 가격은 '네오(Neo) QLED TV'와 비슷하게 맞출 예정으로 QD-OLED TV는 고급형 모델로,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는 OLED 패널은 보급형 OLED TV 제품으로 나눠 운영함으로써 OLED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고위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TV판 언팩 '더 퍼스트 룩'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 상반기에 QD-OLED TV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장에서 QD-OLED TV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QD-OLED TV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CES에선 QD-OLED TV는 선보이지 못했지만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제품은 다양하게 갖춰져 있는 상태로, 올 상반기에는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만나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기존에 선보였던 네오 QLED TV, 마이크로 LED TV가 시장성이 더 있다고 보지만, 자발광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만큼 TV 시장 1위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제품을 선보이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QD-OLED TV의 시장성이 충분히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QD OLED TV는 OLED 패널에 무기물인 QD(퀀텀닷·양자점) 물질을 입힌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다. QD는 전기·광학적 성질을 띤 나노미터(nm·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빛 에너지를 받으면 스스로 색을 띤다. 이는 LG 제품과 OLED 기반이라는 점은 같지만 발광원과 AD 적용 등에선 기술적 차이가 있다. 삼성의 발광원은 청색, LG의 발광원은 백색 소자다.
이번 CES에서 QD-디스플레이를 공개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QD를 내재화한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기존 OLED보다 색 표현력, 시야각, 명암비 등 화질 특성이 우수하다"며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중 색 표현력이 가장 넓고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상당히 근접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OLED TV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수율 문제에서 발목이 잡혔던 영향이 컸다. 앞서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이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개발실 상품개발팀장이었던 지난 2012년 5월 55인치 OLED TV 제품을 처음 선보인 바 있다. 2013년에는 OLED TV 사업에 공식 진출했지만 수율이 개선되지 않자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후 LCD 컬러 필터에 QD를 사용한 QLED를 선보이며 OLED와 거리를 뒀다.
한 부회장 역시 OLED TV에 대해 회의적인 발언을 꾸준히 쏟아냈다. 특히 지난 2018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TV 시장에서 OLED는 절대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해 주목 받았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으로 참석했던 지난 2020년 1월 'CES 2020'에선 "삼성전자는 OLED TV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못박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삼성전자는 방향을 틀었다. TV 시장 1위 업체로서 하나의 트렌드가 된 OLED TV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800만 대로 예상된다. 전체 TV 시장에서도 OLED TV의 성장세는 LCD 등에 비해 높다.
이에 삼성은 QD OLED TV로 올해 OLED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CES 2022'에서 삼성전자가 QD OLED TV를 언론과 일반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행사장에선 이번에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11월부터 양산에 나선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앙코르호텔 내 프라이빗 부스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QD-디스플레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QD OLED TV를 선보이지 않았지만 'CES 2022'에서 이 제품으로 '최고 혁신상(Best of Innovation)'은 받았다. 업계에선 제품을 전시하지 않고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지난해 '삼성 65인치 QD-디스플레이 TV'를 혁신상 후보작으로 추천한 바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QD OLED TV를 이번 CES에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수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다 제품 완성도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율 문제나 생산 라인 안정화, 제품 완성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패널을 같이 사용하는 소니 제품과의 차별점에 대해선 "사운드가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움직이는 'OTS+'란 자사만의 뛰어난 기술이 제품에 적용될 뿐 아니라 경쟁사가 따라하기 힘든 우수한 디자인, 화질 등에서 소니 제품보다 나을 것이란 자신이 있다"며 "가격은 '네오 QLED TV'와 비슷한 수준으로 선보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네오 QLED TV'는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QLED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제품으로, 가격대는 8K의 경우 85형이 1천380만~1천930만원, 75형이 889만~1천380만원, 65형이 589만원이다. 4K는 50~85형이 229만~959만원이다.
더불어 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적용된 제품 출시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조만간 전반적인 OLED 라인을 발표하는 행사를 따로 마련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패널 생산업체(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OLED 시장은 올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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