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전 세계적으로 새해 소망을 시민들에게 묻는다면 아마도 ‘코로나19 종식’에 있지 않을까. 변이가 나 올 때마다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 위태위태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희망이 가장 앞선다.
언제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까. 편안하게 친구와 친척들을 만나 정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코로나19는 종식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그 누구도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는 없다. 다만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3년차에 접어들면서 인류 또한 이 지독하고, 쉽게 변이하고, 알려져 있지 않은 감염병과 싸울 수 있는 경험을 축적했다는 것은 가장 큰 무기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로 본 감염병과 과학’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광범위한 예방 접종을 통해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하고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기고 있다”며 “이 자신감은 2년 동안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축적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도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는 대혼란과 의료 시스템 붕괴 등이 있었는데 2~3년이 지나면서 유행이 멈추거나 치명률이 크게 낮아지는 유형을 보였다. 이런 흐름으로 봤을 때 올해 발생한 지 3년차에 접어드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겠는데 치명성이 떨어지면서 흔한 인플루엔자처럼 계절성 풍토병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아직 코로나19 불안감이 사라진 게 아니다. 예방 접종 후 면역 지속기간, 예측과 대응에 필요한 정보,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부작용과 불신 등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2020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 세계 국가들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를 맞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며 “현재는 그동안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각국의 방역시스템이 안정을 되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강한 전염성과 치명률에서 많이 약화되고는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대응이 장기전으로 넘어가면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눈길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 과학자의 사회적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전 세계가 신종 감염병에 대한 철저한 대비 시스템을 공동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김 원장은 지적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실 ‘포스트 코로나19(코로나19 이후)’가 될 수도 있다”며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 등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고 이 틈을 타 야생동물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인류와 접촉하는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달라진 환경에서는 인간-동물 등 종간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존 생태계에서 없었던 새로운 감염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2000년 이후부터 20년 동안 사스, 신종플루, 지카바이러스,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전 지구촌이 연결되고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대규모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역사회는 물론 라이프스타일까지 대변화가 있었던 만큼, 축적된 경험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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