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와인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톱5' 체제로 시장 구조가 굳혀지고 있다.
업계 1위인 신세계L&B가 프랑스 와인 위주 포트폴리오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고 그 뒤를 '칠레 와인'을 앞세운 금양인터내셔널과 이태리 와인을 앞세운 아영FBC가 뒤따르는 모양새다. 4, 5위는 나라셀라와 롯데칠성음료다. 해당 5개 회사가 전체 와인 시장 9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3천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신장했다. 와인은 지난해 21년 만에 맥주를 제치고 수입 주류 1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올해 들어 성장률은 더욱 거세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3천8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입액을 조기에 넘어선 것이다. 올해 와인 수입량은 4천7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달아나는 신규 강자 '신세계', 뒤쫓는 전통 강호 '금양'
국내 와인 시장은 상위 '톱5' 업체가 대다수 와인을 수입·유통하고 있다. 1위는 신세계L&B다. 지난해 신세계L&B 매출은 1천454억원으로 전년(1천72억원)보다 35.6% 늘었다. 2016년에는 매출 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매출 2천억원을 바라보는 기업이 됐다.
신세계는 최근 와인 시장의 질적인 성장을 끌어낸 공신으로 평가된다. 이마트를 비롯해 신세계 백화점, 신세계조선호텔, 이마트24 편의점 등 전국 곳곳에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는 천천히 회복 중이던 와인 수요를 일대 붐으로 바꿔놓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신세계는 주류전문점 '와인앤모어'를 통한 자체 매장도 강화하고 있다. 와인앤모어는 와인과 수제 맥주는 물론 샴페인, 위스키, 전통주, 주류용품, 서적 등을 갖췄다. 기존 아웃렛에 있던 '리쿠어&베버리지'도 와인앤모어로 명칭을 통합하고 지난해에만 총 6개 매장을 추가했다.
2위는 금양인터내셔날이다. 1989년부터 주류 수입업을 해온 금양인터내셔날은 2017년부로 신세계L&B에게 1위 자리를 뺏겼다. 2016년 '김영란법'으로 주류 수입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은 이후 신세계L&B가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 네트워크의 힘으로 약진한 결과다.
금양인터내셔날 매출은 지난해 매출 917억원으로 전년(667억원)보다 37.5% 증가했지만 1위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양인터내셔날은 '1위 탈환'을 위해 와인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 아영FBC 포트폴리오 지속 확장…와인시장 올해 세 번째 '붐' 맞아
아영FBC는 최근 몇 해 성장세를 거듭하며 3위권을 굳히고 있다. 아영FBC는 2017년 4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696억원을 거두며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5년 15억원 지난해 60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도 이뤄냈다.
아영FBC는 수입을 담당하는 아영FBC와 우리와인, 와인나라 등 종속법인으로 이뤄져있다. 아영FBC가 수입한 와인을 우리와인이 도매를 담당하며 와인나라가 소매 채널로 유통하는 구조다.
이밖에 미국 와인을 주로 취급하는 나라셀라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겸비한 롯데칠성음료 등이 톱5로 묶인다. 나라셀라의 지난해 매출도 594억원으로 전년보다 72.6%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와인 매출도 조금씩 증가 추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상반기 직영 와인매장인 '와인온'을 3호점까지 오픈하며 와인 시장 확장을 위해 나서고 있다.
와인업계에서는 최근의 시장 성장세를 '세 번째 붐'으로 설명한다. 1980년대까지 수입 금지 품목이었던 와인은 서울 올림픽을 앞둔 1987년에서 수입이 허용되고 수입사들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 후 2004년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와 함께 폭팔적으로 성장했다. 와인시장 규모는 2000년대 들어 해마다 10~40% 증가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는 전년 대비 40% 이상 신장했다.
올해 2021년 와인시장은 10여 년 만에 또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세 번의 붐을 거치면서 와인 소비는 대중화되는 동시에 와인 취향은 다원화되고 고도화됐다. 레드와인이 대부분이었던 시장에서 지난해 화이트와인 비중이 20%로 늘어나며 제품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와인업계 한 관계자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수입 유통 기업들의 행보도 다시 재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저가 와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수입 전략은 최근 다양한 취향과 높은 소비 지출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브랜드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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