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롯데그룹이 내부인사 대신 '외부수혈'을 통해 그룹의 변화를 추진한다. 사업군별 시너지와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헤드쿼터(HQ) 체제도 도입했다. 특히 신세계 출신이 백화점 대표에 오르고, 호텔군 총괄대표에 프랜차이즈 놀부 대표가 영입되면서 이번 인사는 롯데 내부에서도 '파격'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5일 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일부 인사가 자리에서 물러날 것은 예상해 왔지만, 연말 인사에서 이처럼 외부 인재를 대거 채용하는 쇄신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예측은 하지 못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를 롯데 유통군 총괄 대표(부회장)로 선임하고, 호텔군 총괄대표에는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김 부회장은 해외사업 전문가로 롯데가 코로나 때문에 위축된 해외 시장 진출과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김 부회장이 '뺄셈경영'을 통한 영업이익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또 안 대표이사는 IPO를 추진 중인 롯데호텔의 상장 완료 임무를 맡게 됐다. 안 대표는 신사업 전문가로 컨설팅 회사인 AT커니, 모건스탠리PE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특히 그가 호텔과 직접 관련된 업무를 해 온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안 대표 발탁 배경에는 상장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해석된다.
백화점 사업부 대표에도 롯데가 아닌 신세계 출신 인사가 낙점 됐다. 이 때문에 내부 분위기가 술렁이기도 했다. 그 동안 관례적으로 롯데 출신이 차지했던 자리를 경쟁사 출신에게 내줬다는 점 때문이다. 그간 롯데는 백화점 부분에서 신세계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부해 왔었다. 정준호 대표는 명품과 해외 패션 유통 전문가로 알려져 백화점 내 신규 브랜드 입점 등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대대적 인사는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면서도 "위기 속에 외부 인사를 적극 발탁해 내부적으로도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태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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