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KT 위즈가 2018시즌 종료 후 김진욱 감독에 이어 이강철 당시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를 팀의 3대 사령탑으로 영입할 당시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컸다. 팀은 2015년 KBO리그 1군 참가 후 3시즌 연속 최하위(10위)에 머물렀고 2018년에도 9위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감독 경험이 없는 초보 사령탑을 선임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팀을 맡은 뒤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감독 데뷔 시즌이던 2019년 KT는 더이상 하위권이 익숙한 팀이 아니었다. 시즌 막판까지 '가을야구'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최종 성적은 6위로 전년(2018년)과 견줘 3계단을 뛰어올랐다.
지난해(2020년) 이 감독은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선수단을 잘 붙잡았다. 팀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2014년 창단 후 첫 '가을야구'도 경험했다.
그리고 이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은 지 3시즌째인 올해 정규리그와 가을야구 모두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KT는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1위로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타이브레이커는 순위 결정전을 치러 1위를 확정했다.
가을야구 마지막 승부인 한국시리즈에서도 '경험'면에서는 KT와 비교가 안되는 두산을 상대로 완벽한 시리즈를 치렀다. 4연승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소속팀 해태 타이거즈(현 KIA)와 KBO리그를 대표하는 언더핸드 투수였다. 그는 선수로 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선수 은퇴 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뒤 익숙했던 우승이 멀어졌다. 그는 2009년 친정팀 KIA에서 코치로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과 마주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선 빠졌고 TV 중계를 통해 친정팀의 가을야구 정상 등극을 지켜봤다. 이 감독은 이후 KIA를 떠나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두산에서 두 차례(2014, 2018년) 코치로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그러나 당시 넥센과 두산은 각각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덜미를 잡혀 준우승했다. 이 감독 입장에서는 KT가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이날이 특별한 하루가 됐다.
그에게는 1997년 이후 24년 만에 다시 직접 마주한 한국시리즈 우승 현장이 됐다. 또한 이 감독은 사령탑 부임 후 첫 번째 한국시리즈에서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최초 주인공이 됐다.
이 감독 이전 부임 후 처음 맞이한 한국시리즈에서 무패 우승을 차지한 한 사령탑은 1983년 해태 지휘봉을 잡은 김응용 전 감독이다. 해태는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MBC 청룡(현 LG 트윈스)를 상대로 3연승 후 무승부를 기록한 뒤 5차전에서 이겨 4승 1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KT는 또한 프로출범 원년(1982년) 제외 순수 창단 구단 중 KBO리그 데뷔 후 최단 기간(7년) 우승팀도 됐다.
지난해 NC가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으나 KT는 한 시즌만에 해당 기록을 1년 앞당겼다.
/고척=류한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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