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한화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미국산 저탄소 폴리실리콘 확보에 나섰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폴리실리콘 공장 두 곳을 운영 중인 노르웨이 상장사 'REC Silicon ASA(REC실리콘)' 지분 16.67%를 총 1억6천47만달러(약 1천900억원)에 인수한다고 18일 밝혔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전지(셀) 제조에 원료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지분 인수로 기존 최대 주주인 아커 호라이즌(Aker Horizons)과 동일한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양사는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활용해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솔루션이 REC실리콘 지분을 인수한 것은 미국산 폴리실리콘으로 만든 태양광 모듈을 공급해 달라는 현지 고객사의 요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거래소 상장사인 REC실리콘은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1만8천 톤, 몬태나주 뷰트에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2천 톤 등 모두 2만 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모지스레이크 공장은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수력 발전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 남지 않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모지스레이크 공장을 포함해 미국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업체는 현재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로, 사실상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화솔루션은 지분 인수 작업이 완료되고 미국 태양광 산업 육성법안이 통과되면 모지스레이크 공장이 이른 시일 안에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의 태양광 산업 육성책이 본격화하면 미국에 폴리실리콘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의 가치가 오를 전망"이라며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셀·모듈 사업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두 회사의 협력이 긍정적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향후 태양광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2021년 3.4% 수준인 태양광 발전 비중을 2035년까지 최대 40%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선 태양광 모듈을 매년 평균 30~60기가와트(GW) 추가 설치해야 한다.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미 태양광 산업 육성 법안인 'SEMA'가 연내에 통과되면 미국산 태양광 제품 생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SEMA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태양광 제품에 세금을 돌려주는 정책으로, 미국산 태양광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서 연간 생산량 1.7GW 규모의 조지아주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내 전체 모듈 생산량(6.2GW) 가운데 27%를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은 SEMA가 통과되면, 모듈 생산 능력 확대는 물론 태양광 밸류 체인 전반에 대해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지난해 기준 미국 주거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한화솔루션은 SEMA를 원가 경쟁력 제고와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아 주거용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서도 생산 시설 확대와 고효율셀 연구에 2025년까지 약 1조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태양광 수요에 맞춰 고출력 제품 생산을 위한 생산라인 전환과 차세대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탠덤셀 연구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충북 진천과 음성에서 올해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연말까지 3.5GW 예상) 보다 많은 4.5GW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 제품의 상당량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를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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