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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XM3로 부활 알리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을 가다


유럽수출 5만호 생산…"품질을 위해 절대 타협 않는다"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싸늘했다. 생산물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2020년 임금·단체협약 협상 및 2021년 임금 협상까지 2년째 체결하지 단체협상 탓이다. 직원들은 쉬는날에도 마음이 편히 쉬지 못했다고 한다.

최근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지난 9월 2년치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것은 물론 XM3 수출 본격화로 공장에 활력이 넘친다. 직원들도 그동안 미뤄왔던 취미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지난 9일 방문한 르노삼성차 공장에서 그같은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날은 XM3 유럽수출 5만번째 모델이 생산된 날이어서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부산시 강서구 신호동 신호산업단지 내 위치한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은 자동차 산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한 삼성그룹이 1997년 완공했다. 대지면적은 1천590K㎡, 건물 면적은 330K㎡다. 현재 근무자는 2천190명(계약직 433명 포함)이며, 연간 생산 능력은 3교대 근무 시 최대 30만대다. 올해 10월까지 누적생산대수는 약 350만대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9일 유럽에 수출되는 XM3의 5만번째 모델을 생산했다. [사진=강길홍 기자]
르노삼성차는 지난 9일 유럽에 수출되는 XM3의 5만번째 모델을 생산했다. [사진=강길홍 기자]

르노삼성차는 본사가 부산에 있는 기업 중에서 매출이 가장 큰 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다. 내수 판매가 급감하면서 2011년과 2012년 두 해 동안 5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고, 2014년 하반기 닛산 로그 물량 생산을 기점으로 정상화 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특히 닛산 로그 물량 위탁 생산은 부산공장의 전체적인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며 부산공장의 고정성 생산원가 개선과 회사 실적 개선에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 2017년에는 내수 8만8천616대, 수출 17만5천421대 등 총 26만4천37대로 창사 이래 최대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닛산 로그의 안정적인 생산을 통해 르노삼성차는 생산능력과 품질우수성을 인정받게 됐다. 닛산 로그는 부산 공장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에서도 생산됐는데 부산 공장의 품질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 자동차 공장 생산성 지표인 '2019년 하버 리포트' 평가에서 부산공장은 전세계 126개 공장 중 종합 순위 6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은 '양날의 칼'이었다. 닛산 로그가 단종되면서 부산공장의 일감도 급감했고, 2교대 근무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연간 최소 물량'인 15~20만대를 채우기가 턱없이 부족해졌다. 내수 생산 물량 위주로는 10만대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부산공장 생산물량은 2019년 16만3천796대에서 지난해 11만2천171대로 급감했다. 올해는 10월까지 9만8천79대를 생산했다.

부산공장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수출 물량 확보를 통한 최소한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XM3의 유럽 수출 결정은 한줄기 빛이었다. 지난해 9월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자동차가 글로벌 프로젝트로 연구 개발한 XM3의 글로벌 시장 판매를 공식 발표했다.

다만 XM3 유럽 수출 물량은 과거 닛산 로그와 달리 고정된 생산 물량을 부산공장에 보장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XM3 유럽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산공장의 생산 및 품질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다행히 유럽 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XM3는 지난해 7월 칠레 수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이어 12월부터 주력 수출 시장인 유럽 판매 물량 선적을 시작했다. 올해 3월 유럽 4개국 사전 출시 후 6월부터는 판매 지역을 28개 국가로 확대하고 본격적인 유럽 시장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차급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차는 이같은 추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르노삼성차 내부적으로도 XM3의 성공가능성을 반신반의 했다. 이 때문에 올해 XM3 수출 물량을 3만대에서 5만대 수준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기도 했지만 이미 5만대 생산을 넘어서는 대반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올해 XM3 수출 대수는 총 6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10만대 이상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의 조립 공정에서 직원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조립 공정은 자동차 공장의 꽃으로 불린다. [사진=강길홍 기자]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의 조립 공정에서 직원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조립 공정은 자동차 공장의 꽃으로 불린다. [사진=강길홍 기자]

XM3의 경쟁력은 부산 공장의 경쟁력과 다름 없다. 부산공장은 차체 공장은 100% 용접 자동화, 도장공장은 100% 도장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조립 공장은 AGV(무인운반차)를 활용한 물류공급 자동화율이 95%에 달한다.

또한 최신 자동화 시설 아래 1개의 조립 라인에서 4가지 플랫폼의 8개 모델까지, 가솔린, 디젤,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 방식을 통해 최고 수준의 생산 효율성을 확보했다. 실제로 2016~2019년에 7개 차종(SM3, SM5, SM6, SM7, QM6, 닛산로그, SM3 ZE 전기차)을 동시 생산한 바 있다. 그룹 내 신차 프로젝트 검토 시 르노 플랫폼과 닛산 플랫폼 신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이는 향후 신규 프로젝트를 따내는데 유리한 조건이다.

이해진 르노삼성차 제조본부장은 "부산공장은 설립 초기 삼성차 시절을 겪으면서 부산 임직원 모두가 삼성의 품질 DNA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며 "품질을 위해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정신을 계승해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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