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새벽배송을 타고 불어온 상장 바람이 거세다. SSG닷컴·컬리·오아시스마켓 모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 행보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크게 늘며 매출이 급증한 것은 상장을 앞둔 3사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이들의 총 합산 기업 가치만 15조원에 이를 정도다.
3사 모두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듯 다른 각사별 상장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SSG닷컴·컬리·오아시스마켓 "상장 통해 도약 노린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사는 최근 대표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했다.
가장 먼저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8월 NH투자증권에 이어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SSG닷컴은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이틀 뒤 컬리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을 대표 주관사로 선임했다.
3사 모두 성공적인 IPO를 위한 외형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오픈마켓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준비하는 등 신선식품 외 비식품군으로 상품 구색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판매자는 물론 상품군을 확대해 거래액 증대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하던 새벽배송 서비스 대상 지역을 나란히 충청권으로 넓힌데 이어 컬리는 최근 대구까지 진출했다.
현재 투자업계에서 추정한 3사의 기업가치는 대략 SSG닷컴이 10조원, 컬리가 4조원, 오아시스마켓이 1조원 수준이다. 이는 앞서 쿠팡이 거래액 대비 약 2.5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는 점을 보수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소비문화가 자리매김하며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이 상장에 나서는 것은 자금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들 3사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물류 고도화 및 정보기술(IT) 인프라 확충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 SSG닷컴, 2025년까지 배송 물량 36만건 확대
SSG닷컴은 지난해 온라인 장보기 수요 급증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SSG닷컴은 지난해 매출액 1조2천9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69억원으로 적자폭을 350억원 가량 줄이는데 성공했다. 결제액도 3조9천236억원으로 37% 급증했다.
모회사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며 네이버와 쿠팡에 이은 이커머스 대형 사업자로 발돋움 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 받는다. 향후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가 이마트 계열 오프라인 점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호재다.
디지털 자산의 덩치가 커진 만큼이나 물류 인프라 확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 인프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SSG닷컴은 전국 각지의 이마트 매장을 PP(Picking&Packing)센터로 탈바꿈해 전국 단위 배송망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새벽배송은 물론 주간배송 물량을 대폭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안철민 SSG닷컴 SCM본부장은 "오는 2025년까지 대형 PP센터를 전국에 70여개 이상 확보해 '쓱배송', '새벽배송'을 포함 현재 하루 14만건 수준인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건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 자본잠식 컬리…"상장 문제 없다"
마켓컬리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마켓컬리의 매출은 지난 2017년 466억원에서 지난 9천5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초 300만명이던 회원 수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올해 8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충성 고객층이 탄탄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마켓컬리 신규 가입 고객의 재구매율은 71.3%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PB)인 컬리스 매출도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년 대비 260% 증가했다.
다만 2017년 124억원이던 영업 적자가 지난해 1천162억원으로 증가한 것과 자산규모 5천870억원에 결손금 5천319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인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계장부상 우선주 관련 평가손실 등의 요인으로 인해 현재는 자본잠식 상태로 표기되고 있으나, 이 우선주는 상장 과정상 자연스레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자본 총계도 흑자로 전환되기에 상장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IPO를 통해 모집한 공모 자금을 사업 전반에 적극 투자하며 경쟁력 강화에 힘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 유일한 '흑자' 기업
오아시스마켓은 농산물유통·식품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2011년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들이 모여 오프라인 마트 운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 전날 오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식품을 배송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로 입소문을 탔다.
오아시스마켓은 5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온라인고 오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해 폐기율을 낮추고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 몇 안되는 흑자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 2천386억원, 당기순이익 98억원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1천669억원, 반기순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본업인 새벽배송을 포함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합리적인 경영으로 지속 가능하고 확장성 있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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