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옛부터 농사는 하늘과 동업하는 일이라 했다. 그만큼 기후변화는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날씨에만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만나 스마트팜(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이라는 미래농업의 '꽃'을 피우고 있다.
충남 천안시는 20억원을 투입해 최근 농업기술센터에 1천302㎡ 규모의 스마트팜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미래농업의 꽃이 농가로 확장 돼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체험과 교육을 맡게 될 스마트팜 테스트베드와 교육장을 1일 찾아가 봤다.
◆ '사람이 짓던' 농업에 기술을 더하다
천안농업기술센터에서 만난 스마트농업과 김영복 과장은 "스마트팜은 고령화 농촌에 가장 필요한 기술"이라며 "60~70대 어르신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쪽잠을 자면서 온도 습도를 체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겨울에는 직접 난방을 해주고 하고 여름에는 습도 관리를 해주는 것 등 오로지 인력으로 하는 일"이라고 했다.
실제 농사를 생업으로 되물림해 온 대부분의 농민들은 보통 비닐하우스나 밭에서 농사를 짓는다. 자본의 여유가 많지 않고 새로운 농업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고령 농업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연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10개 안팎의 비닐하우스나 밭에 농사를 짓게 되는데 현장 특성상 1~3km 내외로 떨어져 있어 오가는 수고로움도 농민들의 몫이다.
김 과장은 "스마트팜의 좋은점을 알리기 위해서는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팜이 인력을 적게 쓰고 신기술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해도 농민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해야 농사에 접목시키겠다는 판단이 선다는 얘기다.
농업기술센터가 교육장을 따로 마련해 둔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팜에 생육조건을 설정해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냉난방 등의 환경을 제어하는 등 스마트팜의 운영 원리부터 교육한 후 스마트팜 현장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해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팜 교육장은 내년 초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청년창업농들과 신규농업인들의 문의가 적지 않다.
◆ 365일 최적 환경에서 오이와 딸기가 자란다
현재 농업기술센터에는 3동의 스마트팜 테스트베드가 운영 중에 있다. 테스트베드는 작물의 생육의 효과와 시설의 성능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간단한 개폐로 인한 온습도 조절, 이상징후 발견 등은 스마트폰 하나로 간단히 해결한다.
스마트팜 건물로 들어서자 거대한 온실농장이 눈에 들어왔다. 안에서는 오이가 열을 맞춰 자라고 있었다. 적절한 습도와 온도 덕분인지 오이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린 것이 눈에 띄었다.
최근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일반 비닐하우스 오이는 생육에 지장을 받았지만 이곳에서 자라는 오이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옆 동에 마련 된 딸기 테스트베드도 마찬가지다.
설향과 킹스베리 등 인기있는 품종과 신품종을 다양하게 심어 생육에 가장 적합한 품종을 선별하는 테스트 진행이 한창이었다. 딸기 소비가 늘면서 일 년 내내 생산을 하는 것을 목표로 시범 재배 중이다.
김명수 스마트원예팀 주무관은 "작물 생육 모니터링부터 농장 환경 원격 제어를 스마트폰 앱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센서를 활용해 농장의 온도와 습도를 파악하고 외부 환경 정보와 작물 생육 정보를 분석해 작물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서 자라는 오이와 딸기의 생육데이터를 분석해 지역에 최적화된 생산성 향상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한다"며 "생육 적합성을 데이터베이스화 해 스마트팜 농가에 보급하는 메뉴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천안=이숙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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