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실적이 전기대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의 대표적인 해외투자성과로 꼽히는 디디추싱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은 지난 6월 말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하며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실적에 톡톡히 기여했다. 그러나 3분기 주가 하락으로 2분기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상당한 규모의 손실이 인식, 오히려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이 전 분기(3천437억원)보다 31.7% 감소한 2천3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낸 국내 4개 증권사 중에는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낮은 추정치인 2천18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2천700억원의 지배주주순이익을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 급감은 2분기 연결대상 투자자산의 평가이익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특히 지난 6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디디추싱의 평가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판 '우버'라 불리는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은 지난 6월 3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가 14달러였던 디디추싱은 상장 첫날 장중 30% 가까이 급등하는 등 시장의 높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8년 미래에셋글로벌 유니콘 펀드(지분율 86.79%)를 통해 디디추싱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참여해 2천800억원을 투자해 0.5%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당시 디디추싱의 기업 가치는 560억달러(약 63조원)였지만, 상장을 전후해 기업가치가 1천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졌다.
그러나 디디추싱은 나스닥 상장 직후인 7월부터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 조사 등 규제가 시작되며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 대해 인터넷 보안 심사 등을 이유로 규제 강화에 나섰다. 디디추싱이 보유한 국가 보안과 관련된 민감한 데이터의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며 고객의 신규 가입도 금지했다.
일부 외신에선 디디추싱이 중국 당국을 달래고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상장폐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미국 로펌은 "디디추싱이 상장 전에 위험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디디추싱과 기업공개(IPO)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디디추싱은 상장폐지설과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했지만, 주가는 줄곧 하향세를 이어가며 지난 9월말 기준 7.79달러 까지 하락했다. 이에 디디추싱의 시가총액도 공모가(14달러) 기준 675억달러에서 375억달러로 40% 이상 빠졌다.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할 당시 기업 가치(560억달러)보다도 33% 가량 낮은 수준이다.
디디추싱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지난 2분기 미래에셋증권은 약 400억원의 지분평가이익이 반영됐다. 그러나 축제 분위기는 1개 분기 만에 급반전되며 디디추싱은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부담 요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래에셋증권의 투자 당시 디디추싱 기업가치 대비 시가총액 하락율을 고려하면 700억원 이상의 평가 손실이 추정된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디디추싱 관련 손실 인식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이 36.4% 감소할 것"이라며 "디디추싱 외 IPO 관련 이익으로 일부 만회할 수 있지만 2분기 자산 재평가 이익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감안하면 전 분기 대비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건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감안할 때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투자(PI)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기존 투자자산의 IPO로 PI 부문 실적 개선이 기대됐지만, 디디추싱 관련 평가 손실이 반영되며 3분기에는 투자은행(IB) 부문의 의미 있는 실적개선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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