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와 TSMC의 3나노(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공정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 TSMC는 내년 하반기 3나노, 2025년 2나노 공정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2위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을 TSMC보다 빠른 내년 상반기, 2나노는 2025년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 3나노 이하 공정 계획을 나란히 공개했다.
TSMC는 14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의 2나노 공정 반도체를 2025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GAA 방식의 3나노 공정을 내년 상반기, 2나노 공정을 2025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만의 공식 언급이다. GAA는 기존 핀펫 기술보다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경쟁력 있는 3나노미터와 2나노미터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GAA 구조를 2나노미터 공정에 도입하는 방안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좁을수록 저전력·고효율 칩을 만들 수 있다. 5㎚ 미만 공정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삼성전자와 TSMC만 양산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과 TSMC는 계획대로라면 2025년부터 2나노 공정 경쟁을 펼친다. 올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2024년 2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혀 2나노 공정은 3파전이 될 수도 있다.
다만 3나노 공정은 삼성전자가 양산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못박아 '세계 최초 3나노' 타이틀은 삼성전자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 3나노 공정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위 TSMC가 52.9%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17.3%), UMC(7.1%), 글로벌파운드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나노 공정의 경우 안정적인 생산 수율을 확보하며 양산을 위한 준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생산 능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17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는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며, 공장 부지 결정만 남은 상황이다.
TSMC도 견제를 늦추지 않고 있다. 2나노 공정 시점을 공개한 날 일본에 8조원 규모로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TSMC는 일본 정부가 공장 설립 비용을 지원한다며 일본과 밀월관계도 과시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TSMC 일본 공장에 설립 비용의 절반인 4조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웨이저자 TSMC CEO는 "내년 일본에서 새 공장을 착공할 것"이라며 "고객사와 일본 정부가 이를 지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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