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가 3분기 최대 매출을 재차 경신한 반면, 영업이익은 GM 리콜 관련 충당금 여파로 반토막 났다. 충당금 규모는 4천800억원으로 기존 시장 예상치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LG전자는 3분기 잠정 매출이 18조7천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역대 분기 매출 가운데 최대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충당금 반영으로 인해 큰 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9.6% 줄어든 5천407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회계기준에 따라 3분기 실적에 GM 전기차 볼트 리콜과 관련해 충당금 약 4천800억원을 반영했다. 당초 업계에선 충당금 규모를 2천500억원 내외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충당금을 감안해도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8조1천589억원, 영업이익 1조1천239억원이었다.
이번에도 가전 사업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잠정 실적에서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5천억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7조원대에 육박하며 올 들어 3분기 연속 6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인 '오브제 컬렉션'을 내세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전은 북미 등 해외 프리미엄 시장 중심으로 순항하고 있다"며 "3분기 매출이 이례적으로 2분기보다 증가할 텐데 상업용에어컨 등 B2B 사업이 확대됐고, 유럽에서 건조기 등 신가전을 앞세워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천억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4조원 중반대로 전년보다 20%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TV의 경우 원가 부담에도 OLED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패널, 디스플레이드라이버IC(DDIC) 등 원가 부담에도 OLED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경쟁사들보다 우수한 수익성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선두 업체를 중심으로 판가 인상 조짐이 구체화되고 있고, LCD 패널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 점도 향후 수익성 전망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이번에도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VS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600억~800억원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앞서 GM은 차량 화재 사고와 관련해 2017~2019년 생산분(약 6만9천 대)과 2019년 이후 생산돼 북미에서 팔린 볼트EV, 볼트EUV 7만3천 대의 추가 리콜을 결정한 바 있다. 화재 사고 원인은 배터리 셀이나 배터리 팩 등 모듈 결함으로 추정되며 현재 GM과 LG 측이 합동 조사 중이다. GM의 배터리 셀 제조는 LG에너지솔루션이, 팩은 LG전자가 계약 당사자로 알려졌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충당금, 턴어라운드 여부를 두고 VS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OEM 생산 차질이 재부각됨에 따라 VS사업부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시장의 고민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를 기점으로 저수익 수주의 매출 인식분은 축소되고 고수익 수주의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내년 VS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천175억원으로 전망하는데 이 경우 전사 기준으로 수월한 증익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