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증권사들이 최근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결정으로, 이를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감소하면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시장에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통상적으로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메리츠증권, KTB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6일 약 1천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보통주 1천만주와 2우선주(미래에셋증권2우B) 300만주 등이다. 취득 예정금액은 총 1천12억5천만원, 취득 예상기간은 오는 12월 16일까지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에도 1천33억원 규모의 보통주 1천50만주를 매입하고, 2월 823억원 규모의 자사주 1천만주를 소각했다. 작년에는 4차례에 걸쳐 자기주식 5천만주를 취득하고, 1300만주를 소각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앞서 발표한 3개 연도(2021~2023년)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유통 주식 수 감소를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취득의 대상에 우선주도 포함시켜 주주환원의 범위를 확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사주 매입 공시 후인 지난 17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400원(4.61%) 오른 9천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래에셋증권2우B도 5.18% 상승 마감했다.
앞서 메리츠증권도 지난 6월 1천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을 공시했다. 회사는 취득 주식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들어 두번째로, 메리츠증권의 연간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2천억원에 달한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3월 상환전환우선주 상환에 따른 자기주식 취득 및 주식 소각을 목적으로 179억원 상당의 우선주 180만4천5주를 취득했다.
신영증권은 올해 들어 4차례에 걸쳐 109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주주가치 증대와 임직원 성과보상을 목적으로 1·2·4·7월에 각각 우선주 5만주씩 총 20만주를 취득했다.
다만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아 신영증권의 자사주 보유 비율은 기타주식의 경우 작년 8월 기준 70.29%에서 올해 7월 기준 73.15%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보통주 자사주 비율도 31.18%에서 32.19%로 늘었다.
확실한 주식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 공시 후 소각이 이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식을 소각하면 기업의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주식 수가 줄어들어 1주당 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다가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 시장에 처분하면 유통주식 수는 다시 증가해 자사주 취득은 일시적인 효과를 유발하는 데 그친다"며 "자사주 취득 후 소각해 발행주식 수가 영구적으로 감소해야 주주는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경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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