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13이 베일을 벗었다. 기대 이상의 혁신이 담기지 않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전작 아이폰12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흥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샤오미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스마트폰 상위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9%로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샤오미가 애플(14%)을 제치고 17%의 점유율로 2위에 오르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 카메라 성능 강화한 아이폰13…뚜렷한 혁신은 '글쎄'
애플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했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이폰13(6.1인치)과 아이폰13 미니(5.4인치), 아이폰13 프로(6.1인치), 아이폰13 프로맥스(6.7인치) 등 4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아이폰13 시리즈에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A15 바이오닉 칩이 탑재됐다. TSMC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된 칩으로, 속도와 배터리 성능 등이 개선됐다.
애플은 "경쟁사는 아이폰 칩을 따라잡기에 급급하다. 심지어 2년 전 출시한 칩과 비교해도 그렇다"며 "A15 바이오닉 칩으로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바일 칩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퀄컴을 저격한 것이다.
특히 카메라 성능 강화에 중점을 뒀다. 아이폰13 미니와 아이폰 13은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다. 1.7㎛(마이크로미터) 픽셀이 적용된 와이드 카메라는 아이폰 듀얼 카메라 시스템 사상 가장 큰 센서를 탑재해 47% 더 많은 빛을 포착한다. 이에 따라 노이즈를 줄이고 더 밝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맥스에는 트리플 카메라가 적용됐다. 1.9㎛ 픽셀의 센서가 탑재돼 저조도 촬영 성능이 전작 대비 92% 향상됐다. 또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는 접사 촬영을 지원해 2cm 이내의 피사체 촬영도 가능하다.
전작에선 아이폰12 프로맥스에만 도입됐던 센서 시프트 OIS(광학식 손떨림 방지)는 전 모델에 탑재됐다. OIS는 센서의 흔들림을 보정하기 때문에 더욱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
새로운 동영상 촬영 기능인 '시네마틱 모드'도 추가됐다. 시네마틱 모드는 화면 안의 특정 인물이나 사물에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 인물·사물이나 배경은 흐릿하게 해 특정 대상을 강조하는 촬영 기법이다. 촬영 시 피사체가 움직여도 자동으로 초점을 유지한다.
다만 신형 아이폰은 전작과 디자인에서 큰 차이가 없다. 전면 상단에 위치한 노치가 35mm에서 26mm로 20%가량 줄어든 것 외에 변화는 없다.
애플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경쟁사들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출고가는 아이폰13 799달러, 아이폰13 미니 699달러, 아이폰13 프로 999달러, 아이폰13 프로맥스 1천99달러로 책정됐다. 전작과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동결한 것이다.
업계에선 뚜렷한 혁신은 없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카메라 성능 등에서 변화가 있긴 했으나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고, 비교적 평범한 변화라는 해석이다. 뉴욕 타임스는 "신형 아이폰은 더 빠른 속도, 더 나은 카메라를 갖췄지만, 눈에 띄는 발전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충성고객들의 수요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이 사라졌다'는 혹평을 받았던 아이폰12도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출시 7개월 만에 1억 대가 판매됐다.
◆ "없어서 못 판다"…삼성전자, '폴더블폰 대중화' 전략 성과
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내세운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폴더블폰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 사전구매 고객 개통 기간을 추가 연장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사전구매 고객 개통 기간을 연장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당초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였지만 이달 15일까지 한 차례 연장했고, 최근 오는 30일까지로 다시금 미뤄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 대신 폴더블폰을 전면에 내세웠다. 빠르게 성장하는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900만 대로 전년보다 3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3천만 대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의 폴더블폰 신제품은 내구성 강화와 디자인 개선 등으로 인해 출시 이후 폭발적 관심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개통 첫날 27만 대가 개통되며, 삼성전자의 국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전 예약 수량은 총 92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노트20 대비 약 1.3배, 올해 상반기 선보인 갤럭시S21 시리즈 대비 약 1.8배 많은 수치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앞서 독일에서는 갤럭시Z폴드3 사전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배송 지연을 공지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도 배송지연과 사전구매 고객의 개통 기간 연장 안내가 이뤄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중국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오포 등에 밀려 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사전예약 구매 대기자는 1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됐다.
◆샤오미, 공격적 행보…삼성 이어 애플 노골적 견제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 선두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 출시일에 맞춰 행사를 진행하며 노골적인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지난 5월 루 웨이빙 샤오미 부사장은 5개년 계획 발표에서 "이르면 2023년쯤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샤오미는 15일 오후 8시(중국 시간 기준) 스마트폰 신제품 '샤오미 11T' 시리즈를 공개한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공개되자마자 신제품으로 맞선 것이다.
샤오미 11T 시리즈는 샤오미11T 일반 모델과 샤오미11T 프로 등 2가지로 출시될 예정이다. 샤오미11T는 톈지 1200 프로세서와 120Hz 주사율, 후면 6천4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샤오미11T 프로는 스냅드래곤888 프로세서에 후면 1억 화소 카메라와 120W 고속 충전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샤오미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며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최근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을 하루 앞두고 '미믹스4'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에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술을 처음 적용했는데, 샤오미가 '미믹스4'를 통해 UDC 기술을 공개하며 선수를 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공개 당일 미9을 공개하고, 지난해에는 갤럭시S20 언팩 행사날에 미10을 선보인 바 있다.
샤오미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꿰차며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고, 2분기 안드로이드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5%대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마트폰 시장 상위 기업 간의 점유율 격차가 꽤 났지만, 최근 들어 좁혀지고 있다"며 "자칫 시장 판도가 빠르게 바뀔 수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이라고 봤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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