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비상대책 상황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가며, 주말도 없이 매달렸습니다. 8월 9일 오후 8시 접종 예약 시작 전까지 엄청난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300여대의 네이버 클라우드 서버가 동원됐고, 참여한 인력도 100여명에 달합니다."
만 18세부터 49세를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10부제 사전 예약이 지난 19일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지난 7월 '대란'으로 불리며 책임자들의 줄 사과가 이어졌던 50대 백신 예약 접종과는 사뭇 다르다. 안정적인 예약 환경을 위해서 2주간 주말도 반납하며, 힘써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예약 시스템으로는 '1849' 백신 예약 어려웠을 것"
지난 20일 역삼역 인근 '네이버 클라우드' 사무실에서 탁성범 네이버 클라우드 리술리더와 본지 기자가 만났다. 정부의 도움 요청부터, 백신접종 예약 서비스 구축 등 전 과정을 들어봤다.
탁성범 네이버 클라우드 기술리더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총체적 난국이었다"라며 짧게 평가했다.
질병관리청의 백신예약시스템은 서버를 직접 관리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이라 증설에 한계가 있는 등의 다수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짧은 기한도 문제였다. 질병관리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네이버와 카카오, LG CNS, 베스핀글로벌 등 민간 기업에 도움을 요청한 것은 7월 22일. 8월 9일 예약 서비스 시작까지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고 테스트까지 완료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국가 재난 사태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사명감이 아니었더라면 어려운 일이었다.
짧은 시간에 완벽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참여 업체들은 본인 인증과 예약 시스템을 둘로 나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민간 클라우드 대표 기업으로 참여해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대문 페이지, 본인 인증 대기 페이지, 예약 신청 대기열 등을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상에서 구축 완료했다. 안전한 예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과 장애 대응 및 보안 부분까지 신경 썼다.
이런 협력을 통해 최대 30만명에 불과했던 동시접속 가능 인원은 2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본인인증도 방식도 기존 휴대폰·아이핀·공동인증서를 포함해 네이버·카카오·PASS 간편인증서까지 추가했다. 인증서 별로는 예약상황을 신호등처럼 색으로 구분해, 예약자들이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탁성범 리더는 "역할과 책임을 나눈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한다"라며 "네이버 클라우드가 가지고 있는 클라우드 최적화 기술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마스크앱, 초·중·고 e학습터 환경 구축 및 7월 백신 예약 대응 등 쌓아온 경험들도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7월 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50세~54세 대상 백신 사전예약에도 참여해, 원활한 백신 예약을 도왔다.
탁 리더는 온라인 개학을 예시로 들며 "매일 오전 9시 출석 체크를 위해 100만명 이상 학생들이 동시에 접속한다"라며 "만약 충분한 설계와 요건들이 확보된다면 전 국민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라며 자신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점 알리는 계기 됐으면"
탁성범 리더는 이번 백신접종 예약 사태를 계기로 공공 부분의 클라우드 도입이 활성화되기를 희망했다. 빅데이터 처리를 위해서는 클라우드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춰 올해부터 5년 동안 8천600억원을 투입해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운영 중인 정보시스템 1만9개를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클라우드를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라며 "이번 사태는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피상적으로 알던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에 있어 이런 케이스들이 많이 알려져, 도입이 늘어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국가 위기 사태에 대비한 시스템 마련도 주문했다. 탁 리더는 "이번 기회에 클라우드를 활용해 백신예약 혹은 연말정산 등 국가적인 큰 이벤트가 있을 때 쓸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상에 시스템을 구축해두고, 평상시엔 줄여놨다가 빅데이터를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확장해, 활용해야 한다는 것. 물리 서버의 경우 매번 구입해 매번 운영체제(OS)를 설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이미지화해서 쉽게 활성화할 수 있다.
한편 네이버 클라우드는 네이버가 하는 '금융·콘텐츠·커머스·메신저' 등 다양한 서비스 경험을 활용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진출한다. 도메인만 다를 뿐 기업들이 하고 싶은 서비스의 본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탁성범 리더는 "네이버 클라우드는 쇼핑·검색 등 네이버의 엄청난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다"라며 "네이버 클라우드가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가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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