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100만원 넘게 구매했고 새벽부터 4시간이나 기다렸습니다. 관계자들은 없고 그나마 절반도 환불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무실 내에 있는 냉장고라도 가져가야 할까봐요."
1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 본사 앞에서는 환불을 위해 모인 피해자들로 북적거렸다.
전날 머지플러스 측은 머지머니 판매와 음식점업을 제외한 편의점, 마트 등 다른 업종 브랜드와 함께 제공했던 제휴 서비스 등 머지포인트 서비스를 일제히 중단한 상태다. 전자금융업자 자격이 없이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의 영업을 해 자격논란이 제기돼왔지만 영업을 지속해오다 당국의 제재를 받아 영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날 오전 10시께 이른 시간에도 머지플러스 본사 인근 골목까지 수십미터이상 늘어져있는 환불대기 줄은 수백명을 넘어섰다. 피해자들은 전날 밤부터 이른아침 사이 모여 환불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이른 아침부터 와서 3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관계자도 보이지 않고 환불 받기도 어려워보인다"면서 "소셜 계정에서 100만원을 넘게 구매했는데 7일이 지나 구매취소가 안된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현장에선 냉장고 등 고가 물품이라도 가져가 대체하겠단 피해자도 있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소셜을 통해 200만원 상당을 구매했지만 현재로써는 환불도 어려워 보이고 돈이 되는 냉장고 등 집기라도 대신 가져가 보상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족단위로 구매한 피해자들도 적지 않았다. 어린아이와 함께 가족단위로 대기하고 있는 피해자들도 있었다.
이미 관계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현장 환불접수도 어려워졌다는 공지에도 피해자들은 몇십 미터 밖까지 길게 줄을 늘어서며 기다리고 있었다.
10대 피해자는 "작년부터 이용하기 시작해 20만원 가량이 남았는데 환불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해서 아침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머지플러스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판매한 뒤 외면하는 제휴처 및 판매처에도 쓴 소리를 쏟아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쓰지 않은 이용권도 7일이 지나 환불이 불가하고 전화가 아닌 문자로만 대응하고 있다"면서 카드사를 통한 결제취소도 안된다고 해서 본사에 왔지만 관계자도 없는데 누가 환불을 해주겠느냐"며 토로했다.
실제 본사 사무실 또한 아비규환을 방물케 할 뿐 관계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사무실 내에서는 머지플러스 포스터와 각종 집기가 널부러져 있을 뿐 아니라 관계자들의 물품 및 흔적도 사라졌다.
'머지플러스'란 '머지포인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매월 1만 5천원의 구독료를 내고 구독하면 카페, 외식, 편의점 등 200여개 브랜드, 전국 8만 여개 가맹점에서 상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위메프, 티몬, 11번가 등 오픈마켓과 하나멤버스 등 제휴이벤트를 통해 적극 홍보하며 구매자가 늘어남에 따라 서비스중단에 따른 피해자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머지플러스는 미 사용분에 한해 90%를 환불하겠다고 밝혔으나 신청한 피해자들중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과 더불어 머지플러스 측이 일제히 환불을 시행하기 어려운 사정에 처했다고 알려지며 '환불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본사를 통해 환불을 접수한 피해자의 경우 약 50% 가량을 환불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머지플러스 측은 사태가 지속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환불신청은 온라인 신청 페이지를 통해 신청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며 현장방문을 자제해줄것으로 당부했다.
하지만 인근에는 피해구제를 받기 위해 줄이 입구 밖까지 족히 5미터 이상은 길게 늘어서 있어 환불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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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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