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작년 국내 증권사로서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클럽'의 문을 연 미래에셋증권이 올해엔 자기자본 10조원의 고지를 넘어섰다.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꿈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과감한 해외 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 자본금 500억원으로 출발…22년 만에 자기자본 10조 시대 열어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상반기에만 8천54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작년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1조클럽' 달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는 작년 연간 영업이익 1조1천171억원의 76%에 달하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총 영업이익이 1조3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2분기 자기자본 10조47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증권사로서는 처음으로 자기자본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016년 12월 대우증권을 인수하며 "자기자본 10조원, 세전 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던 경영 목표를 이뤄낸 것이다.
2000년대 초반 펀드 열풍 속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판매에 주력하던 미래에셋증권은 뮤추얼 펀드 판매, 랩어카운트 출시, 사모펀드(PEF) 모집,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 있어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며 국내 증권업계를 선도해 왔다.
미래에셋증권은 2016년 대우증권을 합병한 이후 더욱 성장 속도를 높였다. 합병 직후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6조2천731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으며,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로서는 전인미답의 자기자본 10조원 고지를 밟으며 국내 1위 증권사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1999년 박 회장이 자본금 500억원으로 창업한 지 약 22년 만에 몸집을 200배로 불린 것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규모가 클수록 다양한 위험자산을 취급할 수 있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9조6천200억원으로, 2위인 한국투자증권(5조9천100억원), 3위 NH투자증권(5조8천600억원)을 압도한다.
◆ 발행어음업 개시…IMA 사업 진출에도 자신감
미래에셋증권은 풍부한 자기자본을 앞세워 신규 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200% 내에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 상품이다.
발행어음업은 레버리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초대형 IB는 이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고, 중소·중견기업 대출이나 부동산 금융, 비상장사 지분 매입, 해외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수익을 다각화해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미래에셋증권의 숙원 사업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로 또 한번 '레벨업'을 준비하고 있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하면서 고객 예탁금을 운용해 고객에게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통합 계좌다. 사실상 은행과 동일한 업무 수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IB)만 인가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증권사 중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IMA의 경우 어음발행 한도가 없고, 투자범위도 기업대출과 회사채 등 원금비보장 상품까지 확대된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IMA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은 IMA도 준비된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IMA를 허용해주면 금융소비자를 위해 충분히 할 자신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공격적인 해외 투자…글로벌 IB 도약 위한 네트워크 구축
IMA는 글로벌 초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으로, 박 회장의 꿈인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박 회장의 주도로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물론 미국 등 선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해 해외법인 11개와 사무소 3곳을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 차원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18년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운용 자산운용사인 '글로벌X'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균형 잡힌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은 세전 순이익이 지난 2019년 1천709억원, 지난해 2천1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천8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혁신 기업에 대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도 결실을 맺고 있다. 디디추싱과 그랩 등 해외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높은 수익 실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우수한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돌파라는 성과 달성이 예상된다"며 "특히 압도적인 자기자본 우위를 기반으로 한 우량자산 투자 확대와 투자자산에서 창출되는 이익이 함께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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