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 공식 광고 영상에 '욱일기'를 연상하는 문양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를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 교수는 최근 애플에 "아시안에게 사과하라"는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6일 밝혔다. 서 교수는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서 교수는 "이번 메일은 지난 3월 애플이 아이폰12의 내구성을 홍보하기 위해 선보인 광고영상에서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등장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말했다.
욱일기는 일본군이 적을 공격해 제압한 후 내건 점령의 표시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 3월 아이폰12 광고 영상 '아이폰12-요리(iPhone 12-Cook)'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하며 욱일기 문양을 등장시켰다.
해당 광고에는 한 남성이 아이폰을 옆에 두고 칼질을 하고, 후추 그라인더를 아이폰 위에 떨어뜨리는 등 거칠게 요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러한 상황에도 아이폰이 문제 없이 튼튼하다며 내구성을 강조한 것이다.
논란이 된 지점은 남성이 사용하는 냄비다. 냄비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와 비슷한 문양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 광고는 유튜브 콘텐츠의 전후 광고영상(인스트림)으로 삽입되고 있다.
이에 일부 국내 네티즌들은 명백히 욱일기 디자인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애플 불매 운동'까지 거론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애플이 디자인에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점도 강조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국내 한 애플 뮤직 사용자는 지난 6월 블로그에 '곡 추천' 목록에서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편집 디자인을 발견했다며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여기에 애플은 지난 2013년 홈페이지에 일본해도 단독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애플과 애플코리아 측은 이번 문제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논란이 커지자 애플은 국내에 송출되는 광고에서 냄비를 '블러'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식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일부 공개'로 처리하면서 동영상 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게 했다.
이에 서 교수는 메일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비즈니스 해당국에 관한 국민적 정서를 정확히 인지할 줄 알아야만 한다"며 "이것은 비즈니스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애플은 이번 일로 상처를 준 아시안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유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항의 메일에는 욱일기가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영어 영상도 함께 첨부했다.
서 교수는 "지금까지 세계적인 기관 및 글로벌 기업에서 욱일기 문양을 사용할 때마다 항의를 해 고쳐왔는데 이 때마다 대부분이 잘 몰라서 사용한 것"이라며 "이처럼 욱일기 디자인을 사용했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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