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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에 압박 수위 높이는 美··· 韓 '셈법복잡'


바이든 정부, 네덜란드에 EUV 대중국 수출 금지 요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든 모습.  [사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든 모습. [사진=AP/뉴시스]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 반도체 산업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네덜란드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고 요청하면서 중국 반도체 생산 경쟁력에 치명타를 노리고 있다.

이같은 조치에 한국 반도체 업계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점은 있지만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고, 여기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EUV 장비 수급에 제동을 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네덜란드 정부에 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팔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 반도체 설비업체 ASML이 만든 EUV 장비의 대중 수출 허가를 보류했다.

EUV 공정은 EUV 광원이 기존 공정에 적용 중인 불화아르곤 광원보다 파장이 훨씬 짧기 때문에 더 미세하게 패턴을 새길 수 있다.

대당 2천억원이 넘는다고 알려진 EUV는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업체인 ASML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EUV 장비를 도입했고, 미국 마이크론도 이를 활용한다며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ASML의 EUV 장비 연간 생산량이 40대 이하인 걸 감안하면 반도체 업체들의 치열한 장비 쟁탈전이 펼쳐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차세대 공정의 핵심 장비 수출을 막아서 중국 반도체의 기술 성장을 가로막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트럼프 정부에서 중국의 화웨이, SMIC를 수출 규제 명단에 올렸다. 화웨이는 수출 규제로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를 분사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이같은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 의회의 법안 등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 회장은 "최근 미국 상원에서 미국혁신경쟁법안 등이 통과했는데 하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러한 법안들은 미국의 공급망에 관한 내용이 담겼는데, 대부분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의 장비 수출 금지 조치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단기적으로 나쁘지는 않을 수도 있다. EUV 장비 수급 경쟁에서 중국 업체들이 이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중국을 압박하면서 삼성이나 SK하이닉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중국에 생산 기지가 있고, 중국에서도 장비를 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이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 중인 상황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수출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형 고객사인 화웨이가 제재를 받으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이를 대체할 매출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중국은 원가 경쟁력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미국 압박이 거세지면서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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