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애플의 자사 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애플이 금융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다 결제수수료를 낮추고 있어 국내에서도 카드사와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나오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장기할부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페이를 통해 물건을 구매할 때 2주에 한 번 또는 몇 개월에 걸쳐 할부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금융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애플페이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019년에는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신용카드 애플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애플페이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애플페이가 들어오지 못한 만큼 애플페이를 실물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애플카드 역시 사용할 수 없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결제 방식이 꼽힌다. 삼성페이가 마그네틱보안전송(MTS),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반면, 애플페이는 NFC 방식만 가능하다.
국내에 NFC단말기가 보급된 곳은 1%에 불과하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페이를 등록한다 할지라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2015년부터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을 위해 국내 카드업계와 만나 협상을 수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NFC 단말기 보급 비용을 두고 이견이 생기면서 결국 애플페이 도입이 무산됐다. 애플이 카드사에 단말기 투자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NFC단말기는 한 대당 비용이 10만~15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280만 개 가맹점에 단말기를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3천억~4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된다. 많은 아이폰 사용자를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긴 하나, 카드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부담을 안아야 하는 셈이다.
높은 결제 수수료도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막는 요소다. 애플은 국내 카드사에게 무카드거래(CNP)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의 경우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애플은 보통 0.03~0.15%의 결제수수료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비자카드, 마스터카드와 같은 해외 카드사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해외 카드사에 내는 총 수수료는 1% 정도로 카드사들이 내야 하는 수수료는 1.1%가량이 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애플이 애플페이 수수료를 인하하는 움직을 보이고 있어 일각에선 국내 도입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애플은 이스라엘에서의 수수료를 0.05%로 책정했다. 중국(0.03%)에 이어 파격적인 수준에서 수수료가 결정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페이에 대한 갈망이 높은 만큼 국내에 도입이 된다면 시장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이 NFC단말기 보급과 수수료 인하를 제시하면 카드사들도 협상을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카드 결제 시스템 구조가 복잡해 수수료를 큰 폭으로 낮추는 것이 어려운 만큼 애플페이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해외 카드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NFC 결제 방식을 사용하면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해외 카드사에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이 수수료를 낮추는 건 어렵다"며 "애플이 수수료를 낮추더라도 이는 0.1% 내외의 차이이기 때문에 영향을 주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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