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이해욱 회장이 이끄는 DL그룹이 '인적분할 마법'과 '지분스왑'을 통해 DL이앤씨와 DL케미칼, DL에너지 중심의 지주사 체계 전환을 마무리했다. 계열사별 책임경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이 높아진 데 더해 이해욱 회장 중심의 그룹 경영권도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DL에 편입된 석유화학사업 정리…건설·화학 중심 사업체제 정비
15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격인 DL㈜은 DL케미칼에 현물출자를 단행했다. DL㈜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카리플렉스와 DL에프엔씨 주식을 DL케미칼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DL케미칼의 신주를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3천931억원이다.
현물출자 주식은 카리플렉스 보통주 2억2천900주(약 2천954억원), DL에프엔씨 보통주 20만주(약 977억원)다. DL케미칼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신주 98만7천81주를 발행해 DL㈜에 배정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39만8천238원이다.
DL㈜에 편입된 석유화학사업 법인이 DL케미칼로 넘어가면서 DL의 지주사 전환은 사실상 마무리 됐다. DL은 석유화학부문과 에너지부문 자회사를 보유하는 사업형 중간지주사 형태로 계열사별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지원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앞서 대림산업은 올해 1월1일을 분할기일로 지주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기존 대림산업을 인적분할해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DL과 건설업을 담당하는 DL이앤씨로 나눴다. 분할비율은 DL과 DL이앤씨가 각각 0.44대 0.56이다. 동시에 DL을 물적분할해 DL이 DL케미칼을 100% 지배하도록 했다.
이번 작업으로 각 계열사별 책임경영이 강화될 전망이다. 분할 전 회사의 경우 일부 사업부문이 부진할 경우 사업포트폴리오를 통한 분산효과가 발생했지만, 분할사는 본연의 사업만을 영위해야 하다보니 경영진의 책임소재가 명확해졌다.
◆ '인적분할+지분스왑'=지배구조 강화 공식 활용한 이해욱
아울러 이번 지주사 재편으로 이해욱 회장 중심의 경영권 체계가 대폭 강화됐다. 그동안 DL그룹은 이 회장의 불안한 지배력이 문제가 돼 왔다. 이 회장은 지배구조 최상단 지주사인 ㈜대림(구 대림코퍼레이션)을 52.3%의 지분으로 지배하고 있는데, ㈜대림은 DL을 21.67%밖에 보유하고 있지 못하면서다.
이 회장은 '인적분할'과 '지분스왑'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주사로 전환하며 인적분할을 할 경우 모회사 주식이 지주사와 자회사에 동등한 비율로 분할 배분된다. 즉, DL의 지분 21.67%을 보유한 ㈜대림은 DL과 DL이앤씨를 각각 21.67%씩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지분스왑까지 단행했다. DL은 지난 5월 DL이앤씨 보통주 공개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에는 ㈜대림이 사실상 단독으로 참여했다. 대림이 보유한 DL이앤씨 보통주 전량(419만5천39주)을 현물출자해 DL 신주 551만4천601주를 교환받았다. 대림의 DL지분율은 기존 21.67%에서 42.3%까지 뛰었다.
이로써 DL그룹은 이해욱 회장→대림→DL→DL이앤씨 및 DL케미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됐다. DL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 구축과 책임경영 강화로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이 회장 중심의 경영체계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할 후 DL이앤씨(대형 중심)와 DL건설(중소형 중심)의 이원화된 수주 전략은 국내 주택/건축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며 "올해 주택 공급 확대 기조와 긍정적인 석유화학 시황을 감안 시 분할 이후 기업가치 재평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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