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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의 자원경제] 광물값 오르고 있는데, 니켈광산 판다니


[아이뉴스24]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에 떠 있는 세계에서 4번째 큰 섬. 아프리카에 속하지만 말레이·인도네시아계가 주류 사회를 이뤄 '아프리카 속 아시아'로 불리는 곳. 마다가스카르는 1500년 스페인의 디오고 디아스에 의해 유럽인에게 처음 알려졌다. 신생 자원부국인 마다가스카르는 광물자원이 풍부하지만 탐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나라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이 나라에서 2006년 9월 한국 해외 자원개발의 새 역사가 펼쳐졌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뛰어 들었다. 암바토비 니켈광산은 뉴칼레도니아의 SNI 니켈광산, 인도네시아 소로코 니켈광산 등과 함께 세계 3대 니켈광산이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한국컨소시엄(광물공사·경남기업·포스코대우, 지분 27.5%)을 비롯해 캐나다 셰릿(40%), 일본 스미토모상사(27.5%)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정부는 그 동안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 현재 지분율은 일본 스미토모상사(47.67%), 한국광물자원공사(33.0%), 캐나다셰릿(12.0%), 포스코인터내셔녈(5.87%), STX(1.46%) 등이다.

한국 측은 옵션으로 전체 생산량의 전반을 확보하기로 했다. 당시 한 해 평균 12만톤인 국내 니켈 소비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니켈은 산업의 귀금속으로 스테인리스강, 특수강 등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제조에 많이 쓰이는 금속이고, 2차전지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도 쓰인다.

광물공사에 따르면 니켈 수요가 2차전지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2019년 243만2천톤에서 2022년 324만4천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늘어나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공포가 가격 폭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도 코발트·니켈 등이 활용된다. 정부는 희소금속 중에서도 코발트, 리튬, 텅스텐, 니켈, 망간 등 다섯가지 광물을 4차산업혁명에 필요한 핵심 광물로 지정했다.

암바토비 니켈사업은 여러 난관들이 있었다. 광물공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9월 사업 참여를 위해 다이나텍사(이후 캐나다 셰릿에 흡수)와 사업 참여 조건에 대해 협상을 시작했다. 당시 다이나텍은 중국의 철강기업인 시노스틸과 기본 협상을 끝내고 중국 정부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그래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기회가 생겼다.

중국 정부의 승인이 길어지면서 광물공사가 그 틈을 비집고 다이나텍과 협상에 나섰다. 물론 우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발전소 건설 경험이 없는 중국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주들로부터 낙찰 결정을 얻어냈다. 동시에 한국이 중요한 니켈 소비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결과 2007년 한국 컨소시엄이 1억7천500만 달러에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2009년 3월 군부 쿠테타로 자원민족주의를 주장하는 과도정권이 등장해 사이닝 보너스, 로알티 인상, 무상지분 양도 등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사업주주단은 한국, 일본, 캐나다 등 3국의 외교단과 힘을 합쳐 부당한 요구를 철회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 후 2012년 9월에 초도 생산이 개시됐으며 건설 완공은 계획 대비 2년이 더 지연된 2015년 9월에 달성했다. 그동안 시설 투자비와 운영자금을 포함해 총 투자비는 9회에 걸쳐 최초 투자 결정 당시 29억4천만 달러 대비 3배 증가된 87억3천만 달러로 증액됐다. 이러한 위기를 넘기고 암바토비 사업은 현재 가동 중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지분 매각에 들어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암바토비 사업은 노무현 정부때 시작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빛을 보게 되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자 아프리카의 첫 자원개발 사업이다. 특히 현 정부는 지난 8일 'K-배터리 산업 전략'을 발표하고 니켈 등 핵심 원료 확보에 나서겠다고 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일본 등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니켈 등 원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알짜 니켈·코발트 광산의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대로 가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원료 확보전에서 밀리고 결국 경쟁력에서 뒤쳐지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은 해외 자원개발은 보통의 기업 투자사업과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다. 그 특수성이 인정됐기에 계속 지분을 늘리면서 금액을 투입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사업 관리를 위해 성실히 의무를 하는 경우에 광물공사의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매각한다는 논리는 논외로 해야 한다. 정부가 광물공사의 통합을 앞두고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대 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주요경력은 현대제철 경영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에너텍 부회장,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회 기술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 한국남동발전 사외이사, 인하대 대학원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강길홍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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