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대우건설의 정비사업 부문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정한 정비사업 현장들이 대우건설 매각에 따른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하면서다.
일부 조합은 브랜드 통합 가능성을 묻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는가 하면 일부는 대우건설 본사를 찾아 매각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정비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하는 다른 건설사 영업팀들은 벌써부터 '푸르지오=중흥S-클래스' 프레임 전략짜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지현대아파트 리모델링주택 조합원들이 최근 대우건설 본사를 찾아 리모델링 사업 이후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것 아니냐며 문의했다. 이들은 매각 이후 푸르지오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 및 입찰계약조건 이행의 변화를 우려했다.
대우건설 측은 이 자리에서 "매각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황으로 오히려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브랜드 가치 하락 문제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 조합은 지난달 말 대우건설을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로 선정한 곳이다. 총 공사비는 3천800억원 수준이다.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대우건설 매각 진행 상황과 매각 이후 대응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곳은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푸르지오 써밋'은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정비사업 수주에만 내세우는 고급화 브랜드다.
행당7구역은 성동구 재개발 '대장주'로 꼽히는 곳이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시공사 변경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정비사업 경쟁기업들이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푸르지오=중흥' 프레임 공격으로 조합원들 설득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대우건설은 정비사업에 공격적인 영업으로 수주 릴레이를 이어갔다. 흑석11구역 재개발, 상계2구역 재개발, 남양주 진주아파트 재건축, 창원 신월3구역 재건축,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 대구 내당시영아파트 재건축, 수지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등 1조7천372억원을 수주했다. 전년 전체수주액(8728억원)의 2배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매각이 이같은 정비사업 수주 릴레이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서울 정비사업 수주시장에 큰 장이 들어서면서 중흥건설과 대우건설은 '브랜드 통합은 없다'며 조합원들을 적극 설득하기에 나섰다.
중흥건설은 이날 추가 입장문을 내고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와 중흥그룹의 '중흥 S-클래스'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에 대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더라도 양사의 주택 브랜드는 별도로 운영할 것"이라며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후 양사의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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