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누적 투자금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LG로부터 약 1천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나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사업영역 확대는 물론 현재 추진 중인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가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LG가 참여해 약 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LG는 이번 투자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2.5%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59.2%를 보유한 가운데 TPG 컨소시엄이 29.9%, 칼라일 6.4% 등의 지분을 들고 있다. 이어 ㈜LG와 구글이 카카오모빌리티의 5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칼라일과 구글에게 2천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6월 TPG컨소시엄과 칼라일로부터 다시 1천4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전에 투자받은 금액까지 포함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기업가치는 약 4조원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연간 실적은 지난해 기준으로 아직 적자다. 그러나 이들은 공통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진 유망성을 높이 평가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LG의 경우 전기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LG 계열사들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주행 데이터 확보 및 배터리 교환,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을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 가능한 사업의 사례로 들었는데, 카카오모빌리티가 갖춘 모빌리티 플랫폼과 그간 수집한 다양한 주행 데이터 등이 LG의 눈길을 끌었을 가능성이 있다.
구글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할 사업 분야를 콕 집지는 않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갖춘 폭넓은 서비스 포트폴리오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갖춘 다양한 주행·지도 관련 데이터 등도 매력적인 요소였을 수 있다. 양사는 이를 토대로 다양한 사업 기회를 공동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구글이 자율주행 관련 자회사 '웨이모'를 두고 있는 데다가, 카카오모빌리티도 자율주행차 호출 상용 서비스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 분야에서의 협력이 관측된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의 AI(인공지능) 기술 고도화 및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관련 포괄적 협력, OS(운영체제)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합적 협력 등도 거론된다.
TPG컨소시엄과 칼라일 등 글로벌 투자사들 역시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성을 높이 샀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단순 택시 호출 서비스를 넘어 모빌리티 관련 다양한 서비스로의 확장성을 입증한 것이 이들의 투자 유치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여준 플랫폼 확장성, 신규 비즈니스 추진 역량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기에 추가 투자 유치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대리운전·셔틀버스·항공·철도·전기차 충전 등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카카오 T를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카카오 T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홈·마이카·여행 탭으로 분리하며 이용자들이 앱 사용 용도에 따라 보다 쉽게 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퀵서비스 플랫폼인 '카카오 T 퀵'을 베타서비스로 개시하며 물류 시장의 문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울러 물류 신사업 기획·운영을 담당할 실무자 채용 공고를 내고 관련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토대로 카카오모빌리티가 배달 시장 등에도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신규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이 카카오모빌리티가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유치할 수 있었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탄을 넉넉히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이를 자사의 다양한 모빌리티 관련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등 추가적인 사업 영역 확대는 물론 현재 추진하고 있는 택시업계 전기차 비중 확대에도 보다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아차·한국전력 등 다양한 업체들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 및 인프라 활성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가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앞으로 구현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모델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자율주행 전기차라는 기반을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며 이를 토대로 충전부터 폐차까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영역도 보다 다채로워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윤선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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