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오비맥주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매출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노조까지 파업을 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주류업계 2위인 하이트진로도 매섭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오비맥주 노조의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매출하락과 성수기 진입에 이어 2위 하이트진로의 추격을 고려할 때 오비맥주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7월 성수기에…파업하는 오비맥주 노조
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청주공장 노조를 시작으로 이천·광주공장까지 이날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총 파업 인원은 영업직까지 포함해 1천5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7월 성수기를 앞두고 전국의 3개 공장이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면서,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생산물량 부족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청주공장의 파업으로 인한 부족분은 이천과 광주공장에서 나눠 추가 생산했지만 이들 공장마저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노조원과 일부 노조원 등이 공장을 부분 가동하고 있고, 파업 장기화 가능성도 낮은 상태라는 게 오비맥주 측의 입장이다.
이번 파업은 사측과 노조 간의 임금인상 협상 과정에서 나왔다. 노조는 임금 7.5% 인상을, 사측은 임금 2.1% 인상과 격려금 50만원 지급을 제시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달 경영악화를 이유로 '희망퇴직' 카드도 꺼내들었다. 대상자는 근속 10년 이상 전 직원 대상으로 10년 이상 15년 미만 재직자는 통상임금의 30개월을, 15년 이상 재직자는 40개월의 위로금 제시했다.
오비맥주 사측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노조 측이 제시하는 임금인상을 받아들이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일부 직원은 희망퇴직을 하면서 노조원들의 임금은 크게 인상하는 일이 일반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노조파업 이외에도 변화하는 맥주 시장 적응에도 애를 먹고 있다. 최근 수입맥주 대신 수제맥주가 시장을 늘려가는데다, 업계 2위인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앞세워 오비맥주의 '카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서다.
◆ 오비맥주, 작년 코로나19로 순이익 40% 감소…2위 하이트진로 추격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용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49.5%)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1위를 지켰다. 하지만, 평년 20% 대 점유율을 가졌던 하이트진로가 31.9% 성장해 오비맥주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오비맥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 3천529억원, 영업이익4천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28%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천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7% 줄어든 상황이다.
오비맥주 측은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맥'의 출고가를 인하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오비맥주는 한맥 500㎖ 캔 제품의 출고가는 지난달 1천691원에서 1천515원으로 176원(10.4%) 인하해 시장 진입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1월 주세법 개정에 따라 클라우드 500㎖ 캔 출고가를 1천880원에서 1천565원으로 인하한 바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노조와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파업이 수 개월 간 장기화 되지 않는 이상, 물량 부족 사태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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