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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탄소→그린' 사업구조 탈바꿈…5년간 30兆 투자


사업부 형태 배터리 사업·석유개발 사업 분할 가능성 시사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앞으로 5년 간 30조원 투자해 '탄소에서 그린(Green)으로' 회사를 완전히 바꾸겠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스토리 데이'를 개최, 이 같은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스토리 데이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비롯해 김종훈 이사회 의장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계열사 경영진 등이 총출동한 가운데 열렸다.

SK이노베이션이 스토리 데이 행사를 통해 탄소에서 그린 중심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발표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스토리 데이 행사를 통해 탄소에서 그린 중심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발표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이날 김준 총괄사장은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연초 발표한 경영방침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밝힌 바 있는데, 스토리 데이를 통해 구체적인 완성 전략을 공개한 것.

경영진이 밝힌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탄소에서 그린으로(Carbon to Green)'이다. 즉,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색깔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 크게 3가지를 실행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α'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그동안 1테라와트 이상을 수주한 곳은 글로벌 상위 두 개사(LG화학·CATL) 정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SK가 수주 잔고의 구체적인 규모를 밝힘에 따라 3개 사로 늘어났다.

1테라와트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5월 당시의 60GWh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돈으로 환산 시 130조원 이상이다. 또한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모두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동섭 대표는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고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며 "이것이 SK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 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생산 규모도 대폭 확대한다. 현재 40GWh 규모인 글로벌 생산 능력을 2023년 85GWh로 키운 뒤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로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생산 능력 확대가 계획대로 실행되면 2023년에는 1조원, 2025년 2조5천억원의 이익을 각각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 사업 자회사(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상장 성공을 계기로, 현재 14억㎡인 생산 규모를 2023년 21억㎡로 키운 뒤 전기차 산업의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2025년에는 현재의 3배에 달하는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학 사업도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전환에 나선다. 이를 위해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이른바 리사이클(Recycle) 기반 화학 사업 회사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플라스틱은 유리, 강철 등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는 친환경적이지만 리사이클 비율이 낮은 것이 문제다"며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서 플라스틱 이슈를 위기가 아닌 성장 기회로 삼아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온실가스 '넷 제로(Net Zero)'를 20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공표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ESG 경영 핵심은 환경(Environment)이고 환경의 핵심은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Net Zero)으로, 이는 ESG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을 상징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이 세운 넷 제로(Net Zero) 로드맵은 ▲아시아 기업 최초로 Scope 1, 2, 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 목표의 구체적 제시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온도상승 시나리오보다 빠른 감축을 통한 계열 전체적으로 2050년 이전 Net Zero를 달성 및 배터리 사업의 경우 2035년 조기 달성 추진 ▲단순 석유화학사업 매각 방식이 아닌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한 Net Zero 달성 지향 등 크게 3가지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감축 기술 개발을 강력히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끝으로 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둬 그린 영역에서의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사업개발 및 M&A 등을 통해 제2, 3의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을 발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총괄사장은 스토리 데이를 통해 현재 사업부 형태인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 사업에 대해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각각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괄사장은 이와 관련해 "이사회 승인도 받아야 하고 당장 분할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아니다"며 "다만 IPO 시점에 대해서는 시장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유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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