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중국 경제가 수출 호조와 민간 소비 회복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중심의 성장세의 여파로 최근 생산자물가(PPI)가 급등하고 있다.
이에 생산자물가가 높아져 수출 가격에 영향을 끼치면 자칫 세계 물가상승률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20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지난 5월 중국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27.9% 증가해 지난 4월(32.3%)에 이어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비 9.8%, 5월은 8.8% 성장했고, 고정투자는 누계 기준으로 4월 19.9%, 5월 15.4% 증가했다.
한은은 "중국경제는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수출 호조가 이어지며 산업생산과 고정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소득여건이 개선돼 내수를 중심으로 한 성장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백신 접종 건수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누적 9억건을 돌파했다. 중국은 오는 9월까지 전 인구의 2/3이 백신 접종을 마칠 전망이어서 고용이 회복되고 높은 저축 수준 등 양호한 소비여건을 바탕으로 내수 회복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 직후인 지난해 2월 6.2%에서 지난 5월 5%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어 자칫 중국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져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생산자물가 지난 5월 기준으로 전년동월보다 9.0% 상승하면서 2008년 9월(9.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철광석, 원유 등 수급 불균형으로 국재원자재가격이 급등했고, 중국 경제가 제조업 중심으로 생산·투자·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국제유가(WTI)는 'OPEC+'가 지난 4월 합의한 감산축소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수요 확대 기대 등으로 2018년 10월 이후 최초로 70달러를 웃돌았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다.
이에 생산자물가 상승세에도 중국 기업들은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바로 반영하기 쉽지 않아 기업의 이윤이 줄어드는 수익성 악화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중국 당국의 생활물가 안정 노력 등으로 향후 자국 소비자물가에 끼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지만, 중국 내에서 자동차, 조선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중국 기업들이 이윤 보전을 위해 공산품 수출가격이 오른다면 글로벌 인플레인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 중국 당국이 원자재 수입물가 안정을 위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한 점도 수출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중국산 상품 수입 비중이 높은 미국의 경우 자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중국 PPI와의 상관계수가 0.61로 인도(0.53), 호주(0.33), 한국(0.17)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효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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