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16개 자회사를 관장하는 SK텔레콤 신설투자사 사령탑이 되면서 SK그룹의 공격적인 반도체 인수·합병(M&A)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이 대표를 맡는 SK텔레콤 신설투자(가칭)에 편제 됐다.
SK텔레콤은 존속회사와 신설투자 회사로 인적분할하고, 신설투자사 밑에 자회사로 SK하이닉스, ADT 캡스, 콘텐츠웨이브 등을 둔다,
이 중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90조원이 넘는 SK그룹의 캐시카우다. SK텔레콤의 분할을 앞두고 SK하이닉스가 어느 쪽으로 편입되는지도 관심사였는데, 이번에 박 부회장이 수장이 된 신설투자사 밑으로 가게 됐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사업영역이 다른 모회사 SK텔레콤으로부터 투자를 받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투자전문회사가 모회사가 되면서 M&A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위해 규제 당국 심사를 받고 있고,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키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이다.
물론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이 인적 분할을 하더라도 M&A 시 피인수 기업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 규제를 적용 받는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 시 피인수 기업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SK가 지주사 SK(주)와 SK텔레콤 신설회사의 합병에 선을 그었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SK(주)-SK텔레콤 신설투자-SK하이닉스' 구조에서 여전히 지주사의 손자회사다.
하지만 SK텔레콤 신설회사가 투자전문 회사가 되면서 이전보다 반도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기업을 인수할 때 100% 지분 인수가 어렵다면 신설회사가 지분 투자에 나서는 식이다.
인수 규모가 크지 않다면 SK하이닉스가 지분을 100% 매입하면 된다. 이에 따라 키파운드리 등 M&A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생산능력 월 10만 장(웨이퍼 투입량 기준) 규모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를 강화하고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8인치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13일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국내 설비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설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무대로 M&A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래형 반도체를 포함한 혁신기술에 투자함으로써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에코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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