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정부가 유료방송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를 손질하기 위해 공청회 개최를 예고하자 유료방송업계가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유료방송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콘텐츠 사용료와 홈쇼핑 수수료 갈등을 계기로 촉발된 정부 개입이 또 다른 규제로 작동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업계는 6월 실무협의체 논의 안건과 7월로 예고된 공청회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유료방송 업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할 유료방송시장 규제 개선 방안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유료방송 유관 협회장, 사업자 대표·외부 전문가 등과 만나 "유료방송 시장의 활력이 도모될 수 있도록 조만간 유료방송 제도 전반에 대한 규제개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새로운 방송환경에 부합하도록 미디어 법제 정비방안 마련도 서두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오는 7월 유료방송 규제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는 다음 달 실무협의체에서 유료방송 사업자와 PP 사업자들이 제시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콘텐츠 사용료 갈등 중재를 위한 간담회였으나, 이에 더해 정부가 당장 7월 새로운 규제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기 때문.
IPTV 측은 "현재 국회에 계류된 각종 규제 완화 입법안을 조속히 검토하고 통과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정부가 7월 예고한 공청회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질지 전달받거나 논의된 바 없어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공청회를 통해 새로운 입법이 추진한다면, 해외사업자들과의 경쟁상황 등을 고려해 변화하는 국내시장에 더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IPTV 업계는 기업 간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콘텐츠 사용료 계약 등 사적 영역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원하지는 않는단 입장이다. IPTV 측은 "이번 사안으로 정부에 중재를 요청할 계획은 있지 않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케이블 업계도 이번 유료방송 제도 개선 방향과 안건에 촉각을 세운다. 해당 제도 개선안의 '실효성' 확보도 당부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당시 조경식 차관 간담회에서 6월 실무협의체, 7월 공청회 일정만 공유된 것이라 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이에 따라 사업자들도 정부가 어떤 부분을 논의하자고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별 SO 관계자는 "당장 6월이고 공청회는 7월인데 한 달 만에 얼마나 시장에서 실효성 있게 운영될 대안을 마련하게 될지 우려가 된다"며 "또 기존 대가산정협회에 등에서는 콘텐츠 재송신료 등만 다뤄왔으나, 이번에 홈쇼핑 채널 관련 논의도 병행하겠다고 하는데 실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 SO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중소사업자에 대한 보호장치 마련이 포함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개별 SO는 지난해 9월 과기정통부가 CJ ENM과 딜라이브 간 프로그램 사용료(수신료) 분쟁 조정에서 다수결로 최종 중재안을 도출, CJ ENM 손을 들어주자 허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별 SO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에 따라 대기업화되는 시장에서 개별 SO 보호장치가 필요한 것은 맞다"며 "다른 사업군에서는 중소기업촉진법 등을 통한 제도적 보완 장치가 있으나, 유료방송은 허가사업자로 그런 부문이 없는 것이 현실로 정부가 일정 부분 개입을 해서 규모의 차이에서 오는 불균형을 해소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이번 개선방안으로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과기정통부 뉴미디어정책과 관계자는 "이번에 추진 내용에는 일부 내용을 명확히 하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규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담을 것"이라며 "지난 2016년 유료방송 발전방안 사례처럼 국회 논의과정에서 추진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국회를 거치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선 추진 할 수 있는 대통령령, 부령, 고시 등을 먼저 개선해 규제를 완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7월 공청회 일정을 공언했기 때문에 실무협의체와 초안 작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나, 협의체와 초안 작성 중 어떤 것이 먼저 이뤄질지는 확정적이지 않다"며 "6월 협의체 날짜는 아직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