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마련한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서비스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기본원칙(안)'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들이 반발했다.
AI 추천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추천 서비스는 일종의 차별화 수단인데 이를 정부가 규제하려고 든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이의 원칙이 적용되면 이미 운영하는 시스템을 아예 들어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방통위는 국내 OTT 사업자 대상 '추천 서비스 기본원칙(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추천 서비스 기본원칙(안)'은 미디어 분야 추천 서비스 제공자에게 권고되는 자율 규범이다. AI 알고리즘 기반 추천 서비스 사회적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발생하는 차별, 편향, 불공정성과 같은 역기능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했다.
주요 실행 과제는 추천 서비스 제공자가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사용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이용자에게 통지 또는 표시하고, 콘텐츠 배열 순서와 방식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을 홈페이지 또는 약관에 명시하는 등으로 공개토록 하는 것이다.
또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가 개인화된 서비스 콘텐츠 배열 기준과 적용 여부를 수정·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조정함으로써 위험성을 상시 관리 할 수 있도록 자율검증 체계(통제수단, 전담조직 등)를 구성하도록 했다.
아울러 추천 시스템의 개발·적용 과정을 접근성, 가독성, 검증 가능성 등을 충족하는 방법으로 기록하고 이를 일정 기간 보관해 추천 서비스에 대한 자율검증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검증 결과와 후속 조치를 포함하는 추천 서비스 운영 결과에 관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토록 한다.
그러나 이날 설명 자리에서 OTT 사업자들은 '추천 서비스 기본원칙(안)'에 대해 기술적 기준이 모호한 지나친 규제라고 지적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우선 AI 추천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기술적 구분이 없어 혼란이 예상된다"며 "AI 기반이 아니고,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추천 서비스인데 그저 이용자에 인기 콘텐츠 추천 서비스가 제공되면 이것까지 포괄하게 되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원칙이 적용되면 이미 사별로 서비스 중인 추천 시스템을 아예 들어내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OTT 업계 관계자는 "추천 서비스는 마케팅 수단이자, 플랫폼의 차별화 도구이고 회사마다 추구하는 방식과 가치가 다른데 지금 이를 천편일률적으로 통일시키려는 것"이라며 "그 자리에서 방통위 측에 이런 부분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지만, 방통위는 밀어붙일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방통위 "사업자 의견 수렴할 것"…6월 말까지 마무리
방통위는 해당 기본원칙(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학계, 산업계, 연구기관, 법조계 등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회를 운영했고 논의와 관련 사업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0일 해당 기본원칙 취지와 주요 내용을 공유하고, 학계, 산업계,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개 토론회도 개최한 바 있다.
방통위는 토론회를 포함한 여러 의견을 고려해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에서 상용되는 AI 기반 추천 서비스가 이용자 권익을 증진할 수 있도록 '추천 서비스 기본원칙(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 관계자는 "앞서 토론회에 OTT 사업자들이 참여를 못 했던 부분이 있어 별도로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고, 해당 자리를 통해 OTT 사업자들이 제시한 의견들도 경청했다"며 "추가적인 의견이 있으면 서면으로라도 제시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사업자 의견을 전부 수용할 수는 없지만, 시민단체와 사업자 의견을 최대한 조율하고 절충하는 방향으로 해당 기본원칙을 가다듬을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 방통위 전원 회의를 통해 의결할 예정으로, 6월 말까지 마무리 지으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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