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왜 고객들은 5G 품질에 불만을 제기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객관적 사례로 도출한 보고서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에릭슨은 더 나은 5G를 위한 다섯가지 방법 - 소비자의 5G 수용에 영향을 주는 주요 트렌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여전히 5G가 매력적이지만 고객과 인식의 괴리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가입자 확보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 우려했다.
에릭슨은 25일 최신 발간한 에릭슨 컨슈머랩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미치는 5G의 영향과 향후 제공할 기술에 대한 기대치를 다뤘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 중 세계 최대 규모의 5G 소비자 연구 결과로 미국과 중국, 영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26개 시장의 소비자 감정과 인식을 다루는 자체 연구 방법론을 통해 2억2천만 5G 사용자를 포함해 전세계 13억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표한 결과로 신뢰성이 높다.
◆ 여전히 5G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지난 2019년 4월 5G 상용화 이후 꾸준히 제기되는 5G 품질에 대한 불만은 그만큼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라고 치환할 수 있다. 기대가 크니 실망도 커진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고객들은 5G가 더 나은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에릭슨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G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소비자의 의향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는 최소 3억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5G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 내다봤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 컨설턴트는 "인도는 5G가 상용화되지 않았음에도 5G 기대치가 2019년 대비 지난해말 13% 가량 높아졌다"라며, "5G 도입 시장 중에는 미국과 한국이 8% 정도로 높은 5G 전환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5G가 지원되는 스마트폰과 5G 요금제를 사용 중인 스마트폰 사용자 중에서도 조사를 진행한 15개 시장 전체에서 4G를 사용하는 사용자보다 평균 10% 더 많은 사용자가 5G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스위스의 경우 4G에 만족하는 응답자가 30%에 불과하지만 5G 네트워크 성능에 대하 59%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4G에 비해 5G에 매우 만족하는 사용자가 14% 더 많다.
5G는 이용 형태도 바꿨다. 5G로 업그레이드한 사용자의 평균 5명 중 1명은 가정과 기타 장소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줄었다. 지난 2019년 9월 SK텔레콤이 5G 사용자의 월평균 와이파이 사용량이 4.3시간에서 2.7시간으로 37% 감소했다는 동향을 발표하기도 했다.
5G 사용자들이 4G 사용자들에 비해 광대역 몰입형 서비스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화질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은 4G 대비 5G가 주당 2시간을 더 소비한다. 360도 동영상 콘텐츠나 멀티앵글 뷰 스트리밍 사용 사례도 늘었다. 증강현실(AR) 등도 5G 사용자가 평균 2시간 가량 더 많이 사용한다. 클라우드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이 같은 발전 상황에 따라 에릭슨은 오는 2030년까지 5G 네트워크를 통해 거둘 수 있는 도달 가능한 소비자 부문 매출액을 3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 중 통신사는 가장 큰 매출 증대의 동인인 5G 커넥티비티를 바탕으로 3조7천억달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통사-사용자' 5G 인식의 간극 줄인다면 가입자 5배
"이통사와 소비자간 5G 인식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5G 수용에 영향을 미친다."
박 수석 컨설턴트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5G에 대해 보다 분명한 이해를 구한다면 그만큼 가입자 확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릭슨 보고서에 따르면 5G 기술의 가치를 고객 니즈와 더 부합되는 방식으로 마케팅했더라면 지난해 이미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던 전세계 소비자 중 22%가 추가적으로 5G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을 것이라 분석했다.
예를 들어 이탈리와와 프랑스, 독일, 영국, 핀란드는 팬데믹과 5G에 대한 허위 정보 캠페인, 5G 기반의 매력적인 디지털 서비스의 부재로 5G 네트워크 상용 출시와 구축이 지연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기대심리에 비해 5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의향이 다소 완화된 것이라 판단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와 핀란드는 -4%, 프랑스는 -7%, 독일은 0%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 수석 컨설턴트는 "5G 초기에 해당되는 비독립모드(NSA)부터 시작해 독립모드(SA)로 넘어가는 진화과정을 겪어야 하고 주파수 대역도 다양해지면서 이를 지원하는 디바이스에 대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라며, "내 디바이스가 5G를 지원하는지 NSA나 SA를 쓸 수 있는지, 초고주파(28GHz) 사용이 가능한지 이런 부분들이 기술적 전문용어로 소개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혼란이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많은 사용자들이 와이파이에서 5GHz 대역과 5G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어 (이통사가) 전달방식에 있어 세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는 우선적으로 인식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5G에 대한 가치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이다. 더 나은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네트워크 품질 측면에서는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 품질을 더 높여야 한다. 한국의 경우 절반이나 되는 응답자가 실내 5G 커버리지에 대해 불만족스러워했다. 대만과 호주의 경우에도 40%, 24%가 불만족을 토로했다.
아울러 속도에 국한되기 보다는 즐길 수 있는 서비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특히 5G 얼리어답터의 의견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얼리어답터의 경우 대부분의 시장에서 자신이 사용 중인 5G 통신사 브랜드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얼리어답터는 5G가 더 나은 가치를 줄 수 있다고 믿고 인내하지만 그 한계가 최근 넘어설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5G 얼리어답터는 네트워크 속도는 만족하지만 70% 가량이 5G 요금제에 번들링된 혁신적 앱과 서비스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했다. 에릭슨은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과 같은 일부 아시아 시장 외에도 전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전략을 추진하려는 통신사들은 음악이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타 앱 등이 4G에서 제공되고 있는 수준을 넘어선 디지털 서비스와 5G를 결합하는데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에릭슨은 한국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대치와 기준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4G가 한국에 출시됐던 2012~2013년 측정한 만족도 수준을 되집어보면 현재 5G에 대한 수준과 유사하다는 것. 한국 소비자들은 월등한 퍼포먼스와 촘촘한 커버리지,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 등 통신사로부터 훨씬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박 수석 컨설턴트는 "현재 한국은 커버리지 불만이 높은 상황이나 커버리지뿐만 아니라 성능면에서도 전세계를 선도하고 인구 대비 커버리지도 90%가 넘는 상황이기에 5G 가용성이 높아질 수록 5G 전환률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미 완료된 네트워크 경험 기반으로 5G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전환 의사에 대한 절대적 비율도 글로벌 45%에 비해 30% 낮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에릭슨은 소비자들이 추가 과금을 감안할 수 있는, 5G로 해결하고 싶은 작업이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쇼케이스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활용 사례의 상용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미다.
에릭슨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향상된 모바일 브로드밴드 접속을 제공하는 5G 요금제에 평균 10%를 추가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혁신적 디지털 서비스가 결합된 요금제라면 그보다 더 큰 비용도 감수할 의향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김문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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