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화그룹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화약 제조회사에서 출발해 유통, 석유화학, 금융까지 영역을 넓힌 한화그룹의 제2 도약대를 구축하는 행보다. 김 사장은 향후 10년간 글로벌 그린 에너지 및 우주 산업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이끌어 나간다는 각오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한화그룹 내 우주사업전담팀(TF)인 '스페이스 허브'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우주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민간기업과 대학이 함께 만든 우주 분야 연구소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한화는 이곳에 100억원을 투자한다. 우주연구센터는 카이스트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설립된다.
스페이스 허브는 지난 3월 출범한 한화의 우주사업 총괄 본부격인 조직으로 김 사장이 팀장으로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그룹 내 우주사업 관련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와 국내 최초 위성 업체 쎄트렉아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우주연구센터의 첫 연구 프로젝트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인 'ISL(위성 간 통신)' 개발이다. 저궤도 위성끼리 데이터를 레이저로 주고 받는 게 핵심으로, 한화시스템이 추진하는 위성통신·에어모빌리티 사업에도 즉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기존 정지궤도 위성보다 고도가 낮은(2천㎞ 이하) 궤도를 이동하는 위성을 이용한 통신기술을 의미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스페이스X'도 이 분야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우주연구센터는 ISL 프로젝트와 함께 민간 우주개발과 위성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연구할 예정이다. 발사체 기술, 위성 자세 제어, 관측 기술, 우주 에너지 기술 등이 대상이다. 더불어 새로운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단순한 산학 협력을 넘어 실질적인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우주연구센터는 국내 우주 산업이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사장은 산업은행의 금융지원을 발판 삼아 친환경 분야의 인수합병(M&A) 및 연구개발(R&D)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위해 산은으로부터 향후 5년간 최대 5조원의 금융지원을 받기로 한 상태다.
한화는 산은 자금을 앞세워 태양광 및 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 M&A, R&D,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앞서 한화는 2018년 8월 태양광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최대 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부족한 자금은 시장에서 녹색채권(그린본드) 발행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룹에 따르면 한화 계열사들의 올해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7천억원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에서 태양광발전소를 개발·건설·운영하는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 모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발과 실증을 통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친환경 민자발전사업자로 진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은 그린에너지 사업 모델 고도화와 차세대 신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리더로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며 "유망 중소·중견기업과 동반성장하기 위한 ESG 펀드를 조성해 국내 그린에너지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후계구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김동관 사장이 전면에 나서 우주사업과 그린에너지사업을 이끌고 있는 만큼 한화의 움직임을 두고 많은 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김 사장이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우주 및 그린에너지 사업까지 본 궤도에 안착시킨다면 그룹 내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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