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사들이 지난 1분기 역대급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업황 침체를 우려하던 보험사들은 증시가 회복되고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오히려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1분기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 삼성생명, 1분기에만 순익 1조원 돌파…삼성화재, 전년대비 163% 급증
삼성생명은 연결 기준 1조881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2천299억원) 대비 373.2%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익(1조2천658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조74억원, 영업이익은 1조3천344억원으로 각각 14.3%, 171.9% 늘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효과와 더불어 변액보증준비금 관련 손익이 개선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정규 결산배당과 특별배당을 실시했다. 삼성생명은 8천20억원의 특별배당금을 수령했고, 법인세 1천550억원을 제외하면 손익 영향은 6천470억원이다.
또한 주식시장 호황으로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되면서 순익이 크게 늘었다. 이에 삼성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하고도 삼성생명의 순익은 4천4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6% 증가했다.
변액보증준비금은 계약자들에게 최저연금적립금과 최저사망보험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계약자 적립금 일정 비율을 보증준비금으로 쌓는 것을 말한다. 증시가 하락하면 적립해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 규모가 늘면서 순익은 줄어들게 된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4천315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매출은 4조8493억원으로 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천953억원으로 136% 늘었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으로 인해 투자이익이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지분 1.49%를 보유한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을 실시하면서 1천401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점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3%에서 79.3%로 6.5%포인트, 장기보험 손해율은 82.5%에서 82.4%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로 인해 특별배당을 제외하고도 삼성화재의 순익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 다른 보험사들도 일제히 호실적…중소형사도 함께 웃었다
다른 주요 보험사들의 순익도 일제히 급증했다. 한화생명은 1분기 1천942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306.1% 늘었다. 이는 금리 상승과 증시 상승으로 인해 이차익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한화생명은 1분기에 741억원의 이차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교보생명은 4천998억원으로 349% 증가했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81.0%, 83.6% 늘었다.
손보사들도 대부분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해상의 순익은 1천265억원으로 38.2% 늘었고, DB손해보험은 1천902억원, 메리츠화재는 1천304억원으로 각각 48.7%, 21.1% 증가했다.
중소형 보험사들도 함께 웃었다. 롯데손해보험은 62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2.6% 증가했고, 동양생명은 67.4%도 증가한 1천65억원을 달성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의 경우 코로나 확산 초기였던 작년 동기대비 일시적으로 호실적이 나온 상황"이라며 "자동차와 실손 손해율이 상승추세로 돌아선 만큼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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