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밀키트 시장 폭풍 성장세에 식품·유통기업에 이어 프랜차이즈까지 사업에 대거 참여하는 분위기다. 이에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간의 경쟁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자재와 양념을 제공해 조리법만 따라 하면 요리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밀키트 시장은 전년도 2배인 2천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코로나19를 거치며 밀키트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3천억원, 2024년엔 7천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개별 업체 실적도 급등했다. 밀키트 생산 및 판매 1위 프레시지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80% 증가한 1천271억원을 기록했다. 마이셰프도 276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며 150% 가까이 성장했다. 유통업체의 밀키트 판매 역시 두드러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각각 53.1%, 25%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참전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 GS리테일, 현대백화점, 이마트 등이 밀키트 사업을 전개 중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밀키트 전문 매장이 부쩍 늘어났다. 기존에는 주로 온라인 판매와 구매가 일반적이었지만 직접 제품을 고를 수 있게 한 매장이 성공하며 증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이마트는 대형 밀키트존 운영 점포를 올 초 기준 26개에서 40개로 늘렸다. 진열대 길이만 13m에 달하며, 100여종의 밀키트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한다. 지난해 6월 리뉴얼을 통해 대형 밀키트존을 선보인 순천점은 리뉴얼 직후 밀키트 매출이 이전 대비 무려 479%나 성장했다. 이에 이마트는 신촌점 등으로 밀키트존을 늘리고 있다.
롯데마트도 밀키트를 비롯한 가정간편식(HMR) 종목을 확대해가고 있다. 롯데마트의 대표 가정간편식 '요리하다'의 상품 수는 올 상반기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프레시지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대형마트에 들어가는 제품 출고량이 전년 대비 6.2배 많아졌다. 제품 수요가 폭팔적으로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에는 마트 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밀키트 전문 매장을 만날 수 있게 됐다. 24시간 무인 밀키트 전문 판매점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최근 창업시장에서 각광받는 밀키트전문점은 반찬전문점이나 김밥전문점처럼 10평 내외의 작은 점포에서 운영되는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게 특징이다. 현재 밀키트 전문점으로는 '원셰프의 행복식탁', '담꾹', '이맛이지', '식사준비', '이지쿡' 등이 있다.
지난해 9월에 런칭한 밀키트 전문 프랜차이즈 '담꾹'은 6개월만에 200호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해당 브랜드 밀키트 제품은 당일 손질돼 들여온 식자재를 개별 포장 판매해 신선도가 높다. 또한 2~3인분 가격이 평균 1만 5천원 내외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젊은 신혼부부, 가정주부는 물론 1인 가구에서 수요가 빠르게 느는 추세다.
우리집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원셰프의 행복식탁'은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다양한 찌개류와 곱창 닭같비같은 일품요리를 비롯 안주류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밀키트판매점에 셀프쿠킹존을 결합한 콜라보 모델도 선보였다.
홈즈앤쿡은 밀키트는 기본이고 백제원 나루가온 등 일반 밀키트전문점에서 만날 수 없는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HMR제품 라인을 추가로 갖추고 있다. 더팜홈쿡은 부대찌개, 꼬막비빔밥, 고등어무조림, 파스타 등 한식은 물론 양식 등 다양한 분야의 밀키트와 가정대용식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메가인플루언서인 꼬모와 협업한 어린이밀키트 라인도 판매하고 있다.
'요리비책'은 엄마의 비밀레시피를 표방하는 브랜드다. 9천900원대의 제품을 다수 구비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다. 블랙페퍼 부채살 스테이크와 부대찌개를 비롯 우렁쌈장, 감바스 알 아히요 등 다양한 한식과 양식 메뉴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밀키트 전문 프랜차이즈가 급속히 늘어나는 건 제품 마진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인건비가 적게 들어가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실제 밀키트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공급하는 밀키트 제품의 원가는 45~60%선이다.
여기에 아이스크림 전문점처럼 무인 매장도 가능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가맹본사에서 공급한 제품을 포장기에 담고 진열만 하면 되므로 근무 인력이나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외식업과 달리 번거러운 주방 업무가 없어 손님이 몰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매출이나 상품 원가는 외식업과 큰 차이가 안나는데 고객이 매장이 머무는 시간은 2~3분에 불과하다. 식당에 비하면 회전율이 엄청나게 빠른 판매업종인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밀키트 전문점은 1인 창업 아이템으로 무인 매장도 가능하고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쁘지 않아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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