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메타버스 게임 개발을 선언하고 있다. 그동안 한 걸음 물러서 메타버스를 관망하던 게임사들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 레이스에 속속 합류하는 모습이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전 세계 이용자가 3차원 가상세계 안에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함께 게임을 즐기거나 거래를 하는 등 사회적 활동을 벌이는 게 가능해 기존의 '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진보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다수의 이용자가 접속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을 장시간 서비스해온 게임사들이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셈인데, 가장 먼저 메타버스 게임 시장을 선점할 곳은 어디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대표 정경인)가 메타버스 게임 출시를 예고했다. 지난 1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체 개발작 중 하나인 '도깨비'를 메타버스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다. 펄어비스가 메타버스 게임 개발 소식을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이날 "MMO 게임 개발 및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깨비를 고품질 메타버스 게임으로 개발 중"이라며 "도깨비는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지역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람과 생물 등 다양한 사물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실감나는 메타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대표 장현국)는 펄어비스에 앞서 일찌감치 메타버스 게임을 위한 서비스 구축에 나선 게임사다. 특히 메타버스 게임 내의 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 및 암호화폐인 '위믹스'까지 일찌감치 구현해둔 상태다.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회사라는 장기적 회사의 비전도 제시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앞서 "메이저 게임사들은 아직 법제도 정비가 되지 않아 조금씩 주저하고 있어 우리가 가장 한·중·일 통틀어 가장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 선점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외에도 컴투스는 영화 '승리호'의 컴퓨터 그래픽(CG), 시각특수효과(VFX)를 담당한 위지윅스튜디오에 지난 3월 450억원을 투자하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다양한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한 미래 지향적 콘텐츠 확장을 노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개발 자회사인 프렌즈게임즈도 지난 3월 정욱 넵튠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업계 화두인 메타버스, NFT 등의 새로운 시도를 펼쳐나간다는 계획을 전했다.
메타버스 게임은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시장이 열린 상태다. 특히 2006년 미국에서 출시된 '로블록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콘텐츠 수요 증가로 전성기를 맞았다. 로블록스는 블럭으로 구성된 3D 입체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구현된 이용자들이 서로 소통하는 형태의 게임이다. 특히 이용자가 직접 만든 게임을 로블록스 안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로블록스는 이같은 열기에 힘입어 올초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올해 1월 투자 유치 당시 295억달러(약 33조4천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는 40억달러 수준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1년 사이에 7배 넘게 뛴 셈이다.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평정한 에픽게임즈의 인기 배틀로얄 게임 '포트나이트'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점차 변신하고 있다. 실제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다이나마이트(Dynamaite)' 뮤직비디오가 포트나이트에서 처음 공개되는가 하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TENET)' 티저가 포트나이트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메타버스 게임 시장이 비단 게임사만의 각축전에 국한되진 않을 거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제 현재 국내 서비스되고 있는 유명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는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제트가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인 SK텔레콤도 지난달 열린 '월드 IT쇼 2021'에서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등 시장 진입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들 IT 업체와 게임사간의 활발한 기술 교류 혹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문영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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