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이 올 상반기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본격 추진한다. 오는 10월 주주총회를 거쳐 11월경에 재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인적분할 이후에도 주주친화 경영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존속법인 배당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신설법인은 이사회 구성 후 발표하기로 했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 진행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 내 이사회를 열고 분할과 관련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10월에 주주총회를 열고, 11월경 (분할된 각 회사의) 재상장으로 인적분할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당 정책과 관련해서는 "존속법인은 총액 기준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되고, 신설 투자회사는 이사회 구성이 완료된 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할 이후에는 존속법인과 투자회사가 각각 배당을 하게 되는 만큼, 기존 이상의 배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CFO는 "분할 후에도 주주친화 경영을 확고히 하겠다"며 "5G 성과가 본격화 됨에 따라 영업이익, 캐시플로우가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적 증대가 배당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 주주환원으로 연동될 수 있는 정책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1분기 배당에 대해서는 "앞선 주주총회에서 마련한 분기 배당에 대한 근거가 2분기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며 "배당 시점이 지났지만 4분기 배당과 합산해 연간 기준으로 최소한 전년 수준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에 SK브로드밴드 등 이동통신 관련 자회사를, 신설 투자회사에 SK하이닉스,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원스토어, 웨이브 등 ICT 중심 자회사를 배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는 상반기 진행할 이사회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신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구독 시장은 전망이 밝다. 지난해 약 49조원에서 2025년 100조원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 사업 모델은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통합 패키지 상품으로 월 구독료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목표는 2025년까지 매출 1조5천억원 달성과 가입자 3천500만 확보를 통한 시장 점유율 20% 달성이다.
윤 CFO는 "구독 사업은 이동통신 사업자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그간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다"면서 "통신・미디어・이커머스 등 다양 분야 데이터 축적하고 상품 설계와 오퍼링 가능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은 물론 온・오프라인 마케팅 경쟁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그는 "미디어・게임・배송・교육 등 다양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AI기술 기반 상품을 추천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다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준비하는 만큼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와의 연계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해 말 분사한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현재 ▲티맵 라이프 플랫폼 ▲티맵 오토 ▲모빌리티 온 디멘드(mobility on-demand) ▲모빌리트 애스 어 서비스(mobility-as-a-Service) 등의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분기에는 성장을 위해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4천억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았고, 티맵택시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버와 합작법인 '우티'를 출범시켰다.
윤 CFO는 "올 2분기에는 라이프 플랫폼을 통해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이고 B2C 대상 대리운전 시범 서비스 선보일 계획"이라며 "하반기 우버 택시와 티맵택시를 통합,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다. 초기엔 가맹 택시 사업과 고급 택시 사업 중심으로 전개되겠지만 향후엔 택시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이동 서비스와 부가 서비스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와의 합작으로 선보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 대한 목표와 구체적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앞서 2025년까지 1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형일 코퍼레이트2센터장은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 오리지널 콘텐츠를 주요 경쟁력으로 지난해 2백만을 돌파했으며 2023년까지 500만 유료 가입자, 매출 5천억원 목표에 보다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까지 1조원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SK텔레콤의 유상증자 1천억원 등 기존 확보된 자금에 외부 투자금, 콘텐츠 수익 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비롯해 외부 투자 유치 및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외부 투자 유치의 경우 2019년에 2천억 원의 FI 투자를 받은 바 있고, 현재 2차 펀딩을 계획 중으로 구체적인 것은 추후 밝히겠다"고 했다.
5G 가입자 목표에 대해 윤 CFO는 "5G 신규 상품 출시와 서비스 품질 향상 노력을 지속한 가운데 플래그십 단말 출시 등 5G 에코시스템 개선이 더해지면서 1분기 5G 가입자가 지난해 말 대비 126만 순증한 674만명에 이르렀다"며 "연초에는 올 연말 5G 가입자 목표를 900만 명으로 했으나 현재 추이를 보면 1천만 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SK텔레콤은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신사업 호조로 올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이날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매출 4조 7천805억 원, 영업이익 3천88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4%, 29% 증가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3천45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하는 수준을 예상했는데, 이를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신사업인 뉴(New) ICT 관련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조5천212억 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1% 증가한 1천34억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8%에 달한다.
/심지혜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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